요즘 차세대 친환경 자동차로 가장 각광받는 건 전기자동차다. 하지만 전기자동차와 더불어 수소 자동차 역시 시선을 사로잡는 대상 가운데 하나다. 수소 자동차는 배기가스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 친환경 요건을 갖추고 있다. 한 번 충전하면 연속 주행할 수 있는 거리가 지금까지 나온 가솔린이나 디젤 차량과 비슷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이런 가운데 독일 친환경 자동차 지원 기구인 NOW(National Organization of Hydrogen and Fuel Cell Technology)가 야심차게 공개한 수소 자동차 충전소 네트워크 구축 계획이 눈길을 끈다.

NOW는 오는 2033년까지 수소 자동차 충전소 플랜을 마무리할 계획을 짜고 3가지 목표를 세웠다.

1. 수소 자동차 충전소 400개를 2023년까지 건설한다.

2. 주요 거점 도시 반경 90km 이내를 충전소가 커버하도록 건설한다.

3. 거점 도시 내에 10개 이상 수소 자동차 충전소를 건설해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

이런 NOW의 계획에는 독일 중앙정부 격인 연방정부도 참여한다. 막연한 인프라 구축계획만 발표한 수준이 아니라 충전소 네트워크 구축 사업을 함께 할 컨소시엄도 이미 결정한 상태다. H2모빌리티 이니셔티브라고 불리는 이들 수소 자동차 컨소시엄 멤버에는 에어리퀴드, 다임러, 린데, OMV, 쉘(Shell) 등이 있다.

에어리퀴드는 프랑스 산업용 가스업체다. 이미 캐나다 등에 수소 자동차 충전소를 건설한 경험을 갖고 있는 곳으로 전세계 500대 글로벌 기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벤츠를 산하에 둔 다임러는 설명이 필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린데는 에어리퀴드와 마찬가지로 산업용 가스를 다루는 독일 회사다.

컨소시엄 멤버 중에서 관심이 더 가는 건 석유 에너지 기업인 쉘이다. 몇 십년 전이었다면 석유가 아닌 다른 에너지 확산 사용을 저지하는 로비활동을 펼쳤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이런 회사도 차세대 에너지 사업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수소 뿐 아니라 전기 자동차를 도입하는 게 가장 클 걸림돌은 역시 인프라, 충전소 문제다. 독일은 이런 차세대 에너지 인프라 구축에 상당히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런 행보는 자국 내 중심 산업 가운데 하나인 자동차 기업이 차세대 에너지를 이용한 전기나 수소 자동차를 양산할 때 초기 시장을 만들어주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차세대 기술 적용 제품을 위한 시장 환경을 구축해주는 것 자체가 보조금 지원보다 더 효과적인 지원 정책이 아닐까 싶다. 우리나라도 정책적 지원이 특정 이벤트가 아닌 인프라나 환경 조성을 위한 쪽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NOW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맹성현 칼럼니스트  sh-maeng@msh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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