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록히드마틴을 파트너로 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보잉을 앞세운 스웨덴 사브와 훈련용 비행기를 놓고 한 판 승부에 들어갔다.

KAI는 1일(현지시간) 17조원 규모인 미국 공군 고등훈련기사업의 최종제안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미군의 차기 고등훈련기(APTㆍAdvanced Pilot Training) 사업은 외관적으로는 록히드마틴과 보잉간의 명예가 걸린 한 판 싸움으로 벌어지게 되었다. 이 수주경쟁에서 KAI는 트럼프 당선 이후 강화되고 있는 미국의 보호주의 정책으로 인해 록히드 마운틴을 앞세워 이 사업을 추진하는 한편 경쟁상대인 스웨덴의 사브도 보잉사를 끼고 경쟁에 돌입했다.

APT사업은 미 공군이 운용 중인 T-38 탈론 고등훈련기의 노후화에 따른 기종 교체사업으로 사업규모만 당장 17조원에 달하는 초대형 수주 사업이라 전 세계 항공사로부터 관심을 모아 왔다. 이 기종 선정 사업은 2024년부터 운영에 들어가는데 사업자 선정 이후 추가로 지속적인 매출과 글로벌 군수시장에서의 파급 효과가 크게 일어날 수 있는 초대형 프로젝트이다. 구체적으로는 미 공군 350대, 해군 650대, 제3국에 1000여 대 등까지 수주 확산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T-50A는 2015년 말 시제기가 나오고 작년 5월 초도비행을 마쳤는데 KAI측에 따르면 경쟁사의 N-381 기종과 충분히 겨룰 만한 사양이라는 것이다. T-50A는 이미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그린빌에 있는 도널슨 센터 공항에서 시험비행을 선보였고 다른 훈련기와 달리 공중급유 장치를 달아 작전 시간을 늘리는 작전 전개 능력이 탁월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T-50A 시제기의 미국 시험비행은 미 당국으로부터 별도의 감항인증을 받을 필요 없이 한국에서 발행한 감항인증서만으로 미국에서의 비행이 승인됐다.

T-50A는 안정성 부문에서 경쟁기종의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APT 사업을 위해 신규 생산에 나선 보잉과 달리 기존의 운용 기체를 개조했다는 점에서 안정성은 비교할 수 없다는 것이다. 물론 가격 경쟁력도 우위에 있다.

반면 보잉과 스웨덴 사브가 내놓은 시제기도 지난해 12월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에서 첫 시험비행을 마쳤다. 시험기종은 약 55분 동안 비행하면서 최고 1만1000피트까지 날아올랐고 최고 시속 430㎞/h에 도달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시제기는 전투 공격기인 F/A-18처럼 수직 꼬리 날개 2개를 갖췄고 편리한 조작성과 첨단 조종석 시스템을 통한 최신 교육도 할 수 있으며 장기 운용을 위해 유지 보수도 좋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고 한다.

KAI가 트럼프 정부에 상당한 인맥과 지원군을 거느린 보잉의 경쟁 기종을 이길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변성환 기자  shb97@techhol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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