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탈퇴로 출범이 무산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의 각료회의에 중국과 한국이 참여한다고 CNBC 방송 등 외신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 시절 여러 해 동안 출범을 주도했던 TPP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과 동시에 탈퇴했다.

현재 남은 TPP 회원국은 호주·브루나이·캐나다·칠레·일본·말레이시아·멕시코·뉴질랜드·페루·싱가포르·베트남 11개 국이다.

중국은 TPP에 맞서는 자유무역협정으로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을 추진해 오고 있다.

RCEP에는 한국과 일본을 비롯해 동남아국가연합 10개국 등 16개국이 협상에 참여하고 있다. 일본·베트남·브루나이·싱가포르·말레이시아·호주는 TPP와 RCEP에 모두 참여하고 있다.

한국과 중국은 TPP 비가입국이지만 14~15일 양일간 칠레에서 열리는 TPP 각료회의에 참여한다.

이번 각료회의에서는 △미국 없이 TPP가 성립할 가능성 △RCEP △아시아·태평양 자유무역지대(FTAAP)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고 외신은 분석했다.

FTAAP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자유무역지대를 건설하는 것으로 세계 주요 21개국으로 구성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의 최종목표다.

중국은 이번 칠레 회의 참석이 TPP에 합류하는 것이 아니라 아시아·태평양 협력에 엄밀히 초점이 맞춰져 있음을 강조했다. 화춘잉 중국외교부 대변인은 13일 칠레 회동이 TPP 모임이 아니라고 단언했다.

중국은 앞서 '경제 세계화'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하고 FTAAP 창설에 기대감을 보였다.

중국 관영언론 신화망(新華網)에 따르면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지난달 7일 호주 캔버라에서 줄리 비숍 호주 외교부 장관과 회동했다.

이날 비숍 장관은 왕 부장에게 TPP에 대한 중국의 참여를 고려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왕 부장은 "RCEP, TPP, 그 밖의 다른 역내 경제협정보다 더 광범위한 FTAAP를 창설하는 길이 될 것"이라고 답변했다.

CNBC는 중국의 TPP 회의 참석과 관련해 중국과 미국과의 교역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이를 메우기 위해 중국이 더 많은 경제 협력 기회를 찾고 있다고 관측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TPP 탈퇴를 공식화하면서 많은 TPP 회원국들이 실망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파울리나 나살 칠레 외교부 국제경제실장은 '칠레는 이번 회의가 기존 협정을 기반으로 무역 협정을 손보는 등 여러 가지 선택지로 확장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IHS마킷의 라지브 비즈바스 아태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칠레 회의가 TPP가 아닌 RCEP에 집중한다면 협상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풀이했다. 칠레와 페루 등 TPP 가입국들은 RCEP 협상 참여에 관심을 표시하고 있다.

이한수 기자  hslee@techhol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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