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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장수 원인이 ‘김치’와 ‘건강염려증’ 덕분이라는 이색적인 논문이 나왔다.

영국 임피리얼칼리지런던과 세계보건기구(WHO)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 회원국의 기대수명을 분석해 지난 21일(현지시간) 영국 의학저널 랜싯에 발표한 논문에서 2030년 여성 출생자를 기준으로 기대수명이 90세를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유일한 국가는 한국이었다. 한국 여성의 기대수명은 90.82세로 예상됐으며, 프랑스(88.55세) 일본(88.41세) 스페인(88.07세) 스위스(87.70세) 등이 뒤를 이었다.

13년 후 한국여성의 세계 최장수를 예측한 이 논문이 나오자 파이낸셜타임스(FT)가 26일(현지시간) ‘김치와 건강염려증이 한국인을 계속 건강하게 한다’는 분석 기사를 실었다.

FT는 지중해 연안 주민들이 즐겨 먹는 올리브유, 일본인의 저(低)지방식과 생선 사랑에 이어 이제 최장수 국민에 등극할 한국인의 장수식품이 무엇이냐에 관심이 쏠린다면서 김치에 주목했다.

신문은 전쟁으로 폐허가 됐던 가난한 나라에서 지난 70여 년에 걸쳐 기술과 산업의 지도국으로 괄목할 만한 변신을 이뤄낸 한국이 이제 수명에서도 지도국이 됐다면서 그 비결로 △건강관리에 대한 투자 △건강을 항상 의식하는 문화 △김치로 대표되는 발효 음식을 지목했다.

FT는 한국인이 수 세기 동안 먹어온 영양식품 김치의 수명 증대 역할은 지난 수십 년에 걸쳐 치킨가게의 대거 출현에 의해 도전 받았다면서 1990년대 후반 금융위기에 이어 소자본 창업에 나선 샐러리맨들에 의해 생겨난 치킨가게는 이제 6만 곳을 헤아린다고 소개했다.

이 신문은 한국인에게는 자기 몸을 스스로 진단하는 문화적 강박관념이 있다고 지적했다. 많은 한국인은 “건강 걱정”에 시달린다고 선뜻 털어놓으며 지난해 OECD 조사에서 한국인 가운데 자신의 건강이 좋다고 믿는 사람의 비율이 35%로 OECD 최저였음이 이를 잘 보여준다고 신문은 말했다.

신문은 한국인의 건강 염려증은 “계산이 불가능할 정도”로 그 수가 많은 건강 상담 TV프로에 의해 강조된다고 설명했다. 랜싯에 발표된 이번 논문도 고혈압, 비만, 만성질환 등을 점검하는 한국의 노력을 칭찬한다고 FT는 소개했다.

FT는 한국인의 이런 건강 챙기기가 가능할 수 있었던 것은 오로지 국민건강보험에 대한 한국 정부의 오랜 노력 덕분이라고 평가했다.

김재운 기자  cloudkim@techhol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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