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상에 있는 거대한 백과사전인 위키피디아는 누구나 자유롭게 내용을 편집할 수 있는 인터넷 특유의 장점을 살리고 있다. 하지만 그 탓에 편집자의 의도가 반영된다는 사실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점도 있다. 그런데 미국 하버드대학 연구팀에 따르면 한때 확실히 정치적 편향을 보였던 위키피디아 내용이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중립적인 쪽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한다.

이 연구를 수행한 건 하버드경영대학원 셰인 그린스타인(Shane Greenstein) 교수를 비롯한 연구팀. 연구팀은 영문 위키피디아 페이지를 지난 1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분석, 정치적으로 우편향에 가까운 키워드와 좌편향 키워드 출현 횟수 통계를 시대별로 조사했다.

그 결과 과거 좌편향을 보였던 내용이 시간이 지나면서 오른쪽으로 이동하다가 결국 중립적인 위치에 정착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중립성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를 받는 브리태니커백과사전에 상당하는 수준이라고 한다.





연구팀은 의회에서 나온 발언을 보수 혹은 혁신적으로 분류하는 방법을 응용, 위키피디아 페이지에 포함된 단어 중 정치적 편견을 측정하는 방법에 도입했다. 예를 들어 불법 이민자나 상속세, 국경이라는 단어는 보수 세력인 미국 공화당 성향, 빈곤층과 감세, 법안 개정 같은 단어는 민주당 성향으로 판단하는 식이다.

예를 들어 아프가니스탄은 2006년 측정하면 처음에는 우편향 성향을 보이지만 도중에 좌편향으로 크게 이동하다가 결국 중립 쪽으로 이동한다. 연구팀은 이런 방식으로 2001년부터 2011년까지 편집자 290만 명의 편집을 더한 미국 정치 관련 글 7만 건을 분석했다. 그 결과 전체적인 경향은 정치적으로 중립 방향으로 편집 내용 대부분이 이동하고 있다고 한다.

연구팀은 이런 결과에 대해 놀라운 것이라면서 과거 치우친 면이 있더라도 시간에 따라 중립적인 입장으로 이동했다고 밝히고 있다. 처음에는 한쪽에 치우치더라도 편집자가 결국에는 많은 시간을 거치면서 중립적인 시각으로 편집하는 데 익숙해지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원영 IT칼럼니스트  b612@glasspa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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