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컨설팅 그룹 매킨지는 2020년 자동차 산업 보고서에서 소형 자동차 시장 급성장을 예고한 바 있다. 하지만 2020년이 되기 전에 소형차 그 중에서도 소형 전기 자동차 시장이 빠르게 늘어날 전망이다.

이런 이유로 자동차 회사마다 선택이 아닌 생존 수단으로 연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BMW가 선보인 i3은 이 중에서도 가장 앞선 모습을 보여주는 예 가운데 하나다.

▲ BMW i3 차체는 CFRP 소재로 만든다.

BMW 자동차를 연간 15만대 가량 생산하는 독일 라이프치히 BMW 공장은 최근 BMW i3 전기 자동차를 본격 생산하기 시작했다. 공장과 생산라인은 이미 갖춰진 상태지만 BMW는 2010년부터 이 공장에 5조 8,000억원 가량을 신규 투자했다. 생산라인 변경치곤 막대한 투자액이다. 이렇게 많은 자금을 투자한 이유는 BMW가 야심차게 개발한 BMW i3의 특성 때문에 전기 자동차 전용 생산 라인이 필요했기 때문.

BMW i3은 탄소섬유(Carbon Fiber) 복합재인 CFRP를 이용한다. 철강이 아닌 소재를 이용하기 때문에 로봇 용접기 같은 건 동작하지 않는다. 2차전지 성능에 따라서 주행거리나 성능을 좌우하던 전기 자동차 시장에서 소재 자체를 바꿔 효율을 더 극대화하려는 것이다.

또 일반 자동차 생산라인 변형이 아니라 전기 자동차 전용 생산라인을 가동해 생산 효율성에서도 다른 경쟁사를 압도하고 있다. 이미 대량 양산 시스템 구축도 마무리했다. 이렇게 만든 BMW i3은 올해 11월부터 글로벌 판매를 시작한다. 국내에도 내년 5월 진출 계획을 갖고 있다고 한다.

BMW는 i3 같은 소형 전기 자동차가 향후 생존의 문제를 결정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이미 유럽에선 카셰어링 같은 비즈니스가 급성장하고 있다. 또 다른 한편에선 자동차 구매 대신 스마트기기를 선택하는 젊은 층이 늘고 있다. 다시 말해 단순히 스마트기기와의 연동성 정도가 아니라 제조단계에서부터 최첨단 기술을 접목한 새로운 소형 전기 자동차가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 폭스바겐 e업

▲ 르노 Zoe 전기차

소형 전기 자동차 시장에 집중하는 건 BMW 외에도 폭스바겐과 르노, GM 등이다. 앞으로 소형 전기 자동차 시장이 급속하게 확산될 것이라는 신호다. 국산 전기 자동차가 시제품 단계 수준으로 선보이는 상황을 고려하면 격차가 너무 많이 벌어지고 있다. 정중동 상황인 현대기아자동차는 비장의 비밀무기라도 따로 준비하고 있을까.

맹성현 칼럼니스트  sh-maeng@mshr.co.kr

<저작권자 © 테크홀릭,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