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 시리즈는 세계 3대 게임 개발자로 명성이 높은 시드 마이어가 만든 대표작이다. 1999년 시드 마이어는 마이크로포즈(Microprose)를 그만 두고 파이락시스게임스(Firaxis Games)를 설립한다. 그는 이후 ‘시드 마이어의 알파센타우리’라는 게임을 내놓는다.

이전에 내놨던 문명2에서 결국 지구는 전쟁과 기아, 환경 파괴 등으로 황폐화된다. 시드 마이어의 알파센타우리를 보면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알파센타우리(Alpha Centauri) 항성계로 우주 이민 우주선을 발사하는 장면이 엔딩에 나온다. 이 장면을 보면 시드 마이어의 알파센타우리가 문명2의 실질적 후속작이라고 생각해볼 수 있다.

알파센타우리는 태양계에서 가장 가까운 항성계라는 점 때문에 이렇듯 게임이나 SF 영화에도 자주 등장한다. 그렇다면 실제로 이곳은 태양계에서 얼마나 가까울까. 태양계에서 4.3광년 떨어져 있다. 빛의 속도로 가면 4년 밖에(?) 안 걸리는 아주 가까운 거리다. 물론 현재 우주 개발 기술로는 구경 한 번 하기 어려운 가까운 이웃 항성계인 셈이다.

그런데 미 우주항공국 나사(NASA)가 성공만 하면 알파센타우리 항성계를 단 2주 만에 갈 수 있는 연구를 시작했다고 한다. 워프 드라이브 프로젝트(Warp Drive Project)가 바로 그것이다.

워프 드라이브 이론은 “우주공간의 물질은 빛보다 빠른 속도로 이동할 수 없다”는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성이론을 반박하거나 벗어나지 않는 이론을 기반으로 삼는다. 그렇다면 어떻게 빛보다 빠른 속도로 이동하지 않은 채 4.3광년이나 떨어진 알파센타우리까지 2주 만에 갈 수 있다는 것일까. 빛의 속도로 달려도 4년 넘게 걸리는 거리를 말이다.

워프 드라이브 이론은 시공간에 에너지를 가해서 시공간 왜곡을 하면 빛의 속도보다 느리더라도 보다 빠르게 공간을 이동할 수 있는 걸 기반으로 한다. 하지만 이런 시공간을 왜곡하려고 하면 필요한 에너지가 상상을 초월하기 때문에 실현 불가능한 이론으로 보고 있다.

나사는 이런 시공간 왜곡에 필요한 에너지를 최소화할 수 있는 연구를 하고 있다. 기초 연구 단계로 광자 궤적을 왜곡해 특정 공간을 이동하는 데 거리를 줄일 수 있는 지에 대한 것부터 시작한다고 한다.

이론적 검증이 된다고 해도 실제 우주선을 만들려면 얼마나 시간이 필요한지 물론 아직은 알 수 없다. 하지만 만일 이런 이론이 현실이 된다면 SF 영화 스트트랙에서 위기마다 항상 엔터프라이즈호를 구원해주던 워프 항법이 등장할 수도 있다. 이론적으로나마 가능성이 있다는 점만으로도 그저 놀라울 뿐이다.

맹성현 칼럼니스트  sh-maeng@msh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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