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대만 스마트폰 제조사인 HTC가 현금 사정 악화로 생산라인 4개 중 하나를 가동 중단했다고 한다. HTC 총생산량 중 20%에 해당하는 것이다. 물론 HTC는 이 사실을 부인했지만 내부적으로는 생산라인 위탁을 위한 협상을 진행중이라고 한다. 치열한 스마트폰 시장 경쟁의 증거다.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는 팬택 역시 HTC와 마찬가지로 매출 감소와 수익 저하를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아무도 LG전자 스마트폰에 대한 위기를 말하지는 않는다. LG 스마트폰이 아닌 LG전자라는 모함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발표한 LG전자의 올해 3분기 실적을 보면 신모델 G2를 내놓으면서 브랜드 이미지 혁신과 판매 증진을 위해 노력했지만 그다지 좋은 성적표를 받지는 못했다. G2로 인한 신제품 효과는 크지 않았던 셈이다.

LG전자는 자사의 사업권역을 크게 4개 분야로 나누고 있다. 스마트폰은 모바일 커뮤니케이션 분야(MC)에 속해 있다. 3분기 매출은 3조 454억 원이다. 4개 분야 중 MC 사업부는 2번째로 높은 매출을 기록했다.

하지만 3조원이 넘는 엄청난 매출에도 불구하고 흑자가 아니라 사업부 유일한 적자를 기록했다. 비슷한 매출을 기록한 생활가전 등을 맡은 홈어플라이언스(HA) 사업부가 1,000억원 가량 흑자를 기록했다는 점을 생각하면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할 수도 있다.

스마트폰 사업부에선 마케팅 비용 증가와 제조사간 경쟁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들고 있다. 하지만 만일 LG 스마트폰이 HTC처럼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한 독립 법인이었다면 생존에 의문점이 드는 상황이었을 것이다.

수익을 내지 못하는 사업을 지속하는 건 기업 자체의 생존을 위협한다. 노키아나 블랙베리, HTC, NEC, 후지쯔 등 내노라는 기업이 쓰러지거나 흔들리는 치열한 스마트폰 시장에서 LG 스마트폰이 생존하려면 평범한 기존 전략과 마케팅이 아니라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마케팅 비용 증가 같은 투자도 중요하겠지만 수익을 맞추지 못한다면 장기적인 생존을 보장하기 어렵다. LG전자라는 모함이 없었다면 지금쯤 LG 스마트폰도 위기를 겪는 다른 기업처럼 빨간불이 들어온 상황이 아니었겠나. 좀더 긴장해야 할 때다.

맹성현 칼럼니스트  sh-maeng@msh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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