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상에서 가장 많은 사람을 죽이는 생물은 모기다. 말라리아를 매개로 한 모기에 의해 아이를 비롯해 연간 7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사망하고 있다. 이런 문제로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인 빌 게이츠는 관련 연구에 기부를 하고 있다. 이런 그가 한 인터뷰에서 앞으로 3∼5년 사이에 말라리아를 퇴치할 효과적인 기술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는 발언을 해 눈길을 끈다.

빌 게이츠는 빌앤멜린다게이츠재단을 통해 모기를 매개로 한 질병 대책 연구에 2억 달러 이상 자금을 제공하고 있다. 그는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미국미생물학회에 참석하기 전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모기의 위협과 대응책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유전자 과학자를 중심으로 말라리아나 뎅기열 등 바이러스를 매개로 한 질병을 일으키는 모기 유전자를 변형해 병원을 끊으려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유전자를 변형해 생태계에 미치는 예기지 못한 영향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빌 게이츠는 어린이가 말라리아로 죽어가고 있다는 사실은 문제이며 이것이 자신의 기본적인 신념이라면서 연구에 대해 계속 지원할 의향을 나타냈다.





수많은 유전자 변형 기술 중에서도 빌 게이츠가 주목하고 있는 건 유전자를 자유롭게 다시 작성하고 원하는 형질을 얻을 수 있게 해주는 게놈 편집이다. 게놈 편집을 이용해 말라리아를 박멸하는 방법은 2가지다. 하나는 말라리아 기생충에 내성을 갖는 유전자 조작을 수행하는 것. 다른 하나는 유전자 조작을 통해 모기를 불임시키는 것이다.

어느 방법을 선택해도 큰 걸림돌은 단순 유전자 조작에 의해 모기를 만들어도 보통 자연에 있는 모기와 교배시키는 2분의 1 확률 밖에 유전적 요소가 계승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효과가 시간이나 확률적으로 제한된다는 것.

하지만 새로 개발된 유전자 드라이브(Gene drive)라는 기술은 이런 난제를 해결하고 있다. UC어바인 앤서니 제임스 박사 연구팀은 말라리아 내성 유전자를 99% 이상 높은 확률로 모기에 유전시키는 기술인 유전자 드라이브를 개발하는 데 성공한 것. 또 불임이라는 유전자 특징을 가진 모기를 연구해 빠른 속도로 실내 테스트에서 모기 전체를 사멸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한다.

빌 게이츠에 따르면 게놈 편집을 이용해 유전자 조작을 하는 건 위험성도 높아 앞으로 더 깊은 논의가 필요하다는 점은 인정했다. 하지만 말라리아 퇴치를 위해 앞으로 3∼5년 안에 유효한 유전자 드라이브 기술이 개발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말라리아 뿐 아니라 지카바이러스 박멸도 2017년 콜롬비아와 브라질에서 바이러스 전파를 차단할 수 있는 모기를 자연에 방출하는 대규모 실험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lswcap@techhol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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