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에서 오디오 단자가 사라질까. 인텔은 지난 4월 초 중국 심천에서 열린 개발자 컨퍼런스 IDF 2016(2016 Intel Developer Forum Shenzhen) 기간 중 USB 타입C 규격을 확장, 오디오 출력을 지원하자는 제안을 발표했다. 스마트폰 같은 모바일 기기에서 3.5mm 헤드폰 출력 단자를 없애고 더 얇은 USB 타입C로 옮겨가기 위한 표준 마련을 제안한 것이다.

스마트폰 개발자는 실제로 좁은 보드 안에 부품을 배치하기 위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부품 가운데 두뇌 격인 CPU는 물론 디스플레이와 입출력 단자도 있다. 카메라처럼 신제품이 나올 때마다 성능이 올라가는 것도 있다. 마이크와 스피커 등 전화를 위한 기본 기능 역시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이런 대상 중 가장 변방에 있는 게 바로 이어폰 단자다. 이어폰 단자는 오랫동안 스마트폰이나 PC의 오디오 출력을 맡아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블루투스를 이용한 무선 이어폰이 보급되어 라이트닝용이나 마이크로USB용 이어폰이나 헤드폰도 나온 상태다.

애플 역시 차기 아이폰에서 이어폰 단자를 없애고 라이트닝 커넥터에 기능을 통합한다는 소문이 나오고 있다. 이미 아날로그 3.5mm 이어폰 단자는 다른 걸로 대체하자는 움직임이 있는 셈이다. 이어폰 단자를 USB 타입C로 대체하면 장점이 많다. 이어폰 펌웨어를 손쉽게 업데이트할 수 있어 프리셋 이퀄라이저를 추가하거나 노이즈캔슬링 기능 업데이트도 가능하다. 그 뿐 아니라 심박수 측정기와 만보계 등 운동용 이어폰과 데이터 교환도 할 수 있다.





물론 이런 디지털 연결 지원을 위해 CPU와 DAC를 내장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은 아무래도 증가하게 된다. 하지만 보급이 시작되면 비용은 낮아질 수 있는 만큼 큰 문제는 아닐 수 있다.

이어폰 단자를 USB 타입C로 대체하면 곤란해질 일은 이미 값비싼 아날로그 이어폰을 이용 중인 소비자일 수 있다. 따라서 인텔은 USB 타입C 확장 제안에 아날로그 음성을 출력하는 기능도 포함했다. 인텔은 USB 타입C 오디오 액세서리 모드에서 SBU1, SBU2 핀으로 아날로그 음성 출력이 가능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어쩌면 USB 타입C와 3.5mm 스테레오 변환 커넥터 같은 제품이 나올 수도 있는 것.

한편 중국 제조사인 러에코(LeEco)는 지난 4월 20일 USB 타입C를 탑재하고 이어폰 단자를 없앤 스마트폰인 Le2 시리즈와 USB 타입C 이어폰 2종을 발표하기도 했다. 애플 역시 USB 타입C를 지원하는 12인치 맥북을 선보인 바 있다. EU가 모바일 기기 충전 단자를 통일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고 애플이 여기에 동참하고 있다는 걸 감안하면 라이트닝 단자를 지원하는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같은 제품도 결국 USB 타입C로 통일될 가능성도 있다.

아날로그 3.5mm 이어폰 단자는 디지털화 흐름 속에서도 수십 년을 살아남았다. 하지만 이제 모바일 시대로 접어들면서 역할도 마지막 순간에 들어섰는지도 모른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lswcap@techhol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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