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0년 동안 CPU가 놀라운 발전을 거듭해왔다. 인텔이 1970년대 선보인 4004의 경우 인텔이 40주년을 맞아 당시 최신 프로세서인 코어i7-3960x와 비교한 결과 4004 35만 개를 한데 합쳐야 CPU 1개 수준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런 성능 향상은 2000년대 빠르게 진행됐다. 90nm 제조공정 이후에는 2년마다 한 번씩 미세화가 진행됐다. CPU 다이 크기는 2004년까지 계속 줄었지만 이후 성능 향상, 그 중에서도 캐시 메모리 통합 등이 이뤄지면서 다이 크기는 조금씩 늘었다. CPU 동작 주파수는 2000년까지 꾸준히 증가세를 기록해왔다. 지금은 3∼4GHz 수준까지 오른 것.

사실 앞서 CPU 다이 크기는 조금 늘거나 크게 줄지 않았지만 다른 기능을 통합하면서 실질적으로 CPU가 쓸 수 있는 다이 공간을 줄었다. 1985년 나온 80386과 견주면 펜티엄4는 16배나 1mm2당 열 밀도가 늘기도 했다. 물론 요즘에는 새로운 기술을 적용하면서 발열 밀도는 줄어드는 추세다.

실제로 인텔을 기준으로 보면 6세대 코어, 스카이레이크는 14nm 제조공정을 도입하는 한편 TDP도 4.5W에서 91W까지 광범위한 영역을 커버한다. 기존 버전보다 소비전력이나 발열량 모두 줄어든 건 물론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CPU는 복잡한 연산 과정 중 필연적으로 열이 발생하게 된다. CPU 쿨러를 쓰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보통 CPU가 고장 난다고 하면 CPU 자체보다는 CPU 쿨러가 고장 나는 등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CPU 쿨러가 제 속도, RPM으로 작동하는 상태라면 별다른 문제가 없겠지만 CPU 쿨러 자체에 문제가 생기면 CPU도 무사하기 힘든 것. 실제로 PC를 사용하다 보면 주요 고장 원인을 보면 내부 부품이라면 CPU 쿨러와 메인보드, 그래픽카드, 전원공급장치 등에서 주로 일어난다.





CPU만 따로 보면 이렇다. 인텔 D/T 통합A/S센터가 지난 1월 조사한 바에 따르면 CPU 애프터서비스 접수 원인을 보면 가장 많이 차지하는 건 인식 불가 50%이며 다음으로 블루스크린 15%, 시스템 다운 8%, 디스플레이 응답 중지 3%, 기타 24% 순으로 나타났다.

이 중 CPU 쿨러가 고장 나면 결국 CPU도 안전하지 않다. CPU가 고장 나면 애프터서비스를 받아야 한다. 여기에서 문제가 생긴다. 정품이라면 별다른 문제가 없겠지만 소비자 상당수가 사용 중인 CPU가 정품인지 여부를 크게 따지지 않는다. 예전에는 이런 병행수입 제품과 정품의 가격 차이가 컸지만 지금은 1∼2만원에 불과하다. 애프터서비스를 감안하면 정품을 쓰는 게 훨씬 유리한 셈이다.

그렇다면 정품 CPU를 쓰면 받는 혜택에는 어떤 게 있을까. 인텔을 기준으로 보면 가장 큰 혜택이라면 역시 정품이라면 3년까지 무상 애프터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코잇이나 인텍앤컴퍼니, 피씨디렉트 같은 공인대리점에서 취급하는 정품 트레이 제품이라면 1년 동안 애프터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물론 이 기간은 구입 시점 기준이다.





애프터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제품은 일단 외관상 손상은 없어야 한다. 보통 말하는 뚜껑 따기, 그러니까 CPU 위에 붙어 있는 히트스프레더를 분리한 제품이나 핀이 휘어진 제품 같은 건 애프터서비스를 받을 수 없다.

또 인텔은 2세대 인텔 코어, 샌디브리지 이후 프로세서에 K를 붙인 모델을 대상으로 오버클록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스카이레이크도 마찬가지다. 사실 메인보드 제조사 일부는 자체적으로 K가 붙지 않은 모델로도 오버클록을 할 수 있게 독자적인 오버클록 제한 해제 기능을 넣기도 한다. 하지만 일반 모델은 오버클록을 막는 업데이트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져 있는 데다 자칫 애프터서비스를 못 받을 수도 있다. 이에 비해 오버클록이 가능한 K 버전이라면 외관상 손상만 없다면 애프터서비스 접수를 할 수 있다. 그 뿐 아니라 만일 기간 중 애프터서비스를 맡겼는데 해당 제품이 단종됐다면 차상위 모델로 1:1 교환해준다.

또 다른 혜택은 정품 CPU를 사용 중이라면 해당 고객은 셀프PC 케어 서비스(Self-PC Care Service)를 받을 수 있다는 것. 이 서비스는 소프트웨어 원격 지원이다. 소프트웨어 오류에 대해 전화나 원격 지원 서비스를 해준다. 이 과정에서 인터넷 악성코드나 바이러스를 치료해주거나 주변기기 드라이버 설치 등을 해준다. PC 초보자 입장에선 상당한 도움이 될 수 있다.

CPU 애프터서비스를 받을 때에도 편하다. 직접 센터 방문을 할 수도 있지만 택배로 보낼 때 지정 택배사를 이용하면 왕복 택배비가 무료인 것. 예전처럼 병행 수입 제품과의 가격 차이가 거의 없는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굳이 병행 수입을 찾을 필요가 없는 셈이다.





정품의 또 다른 장점은 조립PC를 구입한다면 제품에 대한 별도 애프터서비스가 없어도 부품 서비스는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제품 구입 전에는 정품 여부를 미리 확인하면 좋다. CPU 박스 옆면에 붙은 정품 여부를 알려주는 스티커나 QR코드를 확인, 홈페이지에서 확인하고 등록까지 해주면 편하다. 만일 조립PC를 구입해서 박스가 없다면 CPU 표면에 있는 배치코드 번호만 입력해도 손쉽게 정품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물론 주기적인 PC 관리도 필수다. 가장 큰 적은 역시 먼지. 전자 부품과 전기는 기본적으로 친하지 않다. 데스크톱PC의 경우 대부분 공기를 이용해서 내부 발열을 외부로 빼낸다. 내부 흐름을 먼지가 막으면 보온 효과가 발생하고 결국 PC 부품 고장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것.

발열을 제대로 해소하지 못하면 CPU 쿨러도 회전 속도가 빨라져 소음까지 덩달아 증가한다. CPU 쿨러 사이에 먼지가 쌓이면 외부 공기 유입을 차단해 CPU 성능을 떨어뜨리거나 발열 해소가 제대로 안 되면서 시스템 불안정까지도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주기적인 먼지 청소는 필수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lswcap@techhol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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