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제4국에서 이세돌 9단이 딥마인드의 인공지능 알고리즘인 알파고(AlphaGo)에 첫 승을 거뒀다. 흑돌을 쥔 알파고는 중반까지 유리한 국면을 이끌었지만 연이어 의외의 악수를 두면서 상황이 역전됐다. 황당한 실수가 이어지면서 이 9단 쪽으로 승기가 넘어오게 된 것이다.

알파고는 중반 이후 실수를 연발했다. 바둑TV 해설을 맡은 홍민표 9단은 “이전 경기에서도 의아한 수가 있었지만 나중에 보면 이해가 될 수 있었다”면서도 하지만 이번 경기에선 실수라고 볼 만한 수가 잦았다고 설명했다.

구글 딥마인드 CEO인 데미스 하사비스 역시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알파고가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87수부터 혼란에 빠졌다”고 밝혔다. 실수가 79수에서 나왔지만 87수에서 잘못됐다는 걸 알게 됐다는 것.

하지만 이후에도 중반전까지 안심할 수 없는 진행이 이뤄졌다. 반면, 그러니까 반상에서 집 차이로 5집 가량, 덤 7집 반을 계산하면 1∼2집 반 정도로 이 9단이 유리한 형세를 유지했지만 알파고 역시 악수에 비해 미세한 형세를 유지하면서 이 9단을 계속 조여 왔다. 이현욱 9단 역시 “알파고의 종반 끝내기가 완벽한 수순을 보여준다고 가정하면 끝까지 안심하기 어렵다”고 말하기도 했다.









실제로 알파고와 이 9단은 종반에도 하변 부분에서 치열한 공방전을 이어갔다. 하지만 끝내기 과정에서 알파고가 다시 악수를 둔 반면 초읽기에 몰린 이 9단은 실수 없이 경기를 진행, 미세한 바둑을 결국 승리로 이끌었다.

이현욱 9단은 “오늘 바둑은 이제까지의 대국 중 가장 차이가 적었다”면서 “안전하고 확률이 높은 수로만 둘 것으로 생각했지만 알파고 역시 미세해지니 오히려 더 후반부에 오류를 범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앞파고가 끝내기를 잘하는 건 사실이지만 전날 패배 후 인터뷰에서 이 9단이 밝혔듯 완벽하지는 않다는 게 맞다는 것이다. 끝내기보다는 오히려 전투에 더 강한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이다.

표현을 빌리면 “패색이 짙어진 사람이 그냥 한 수를 두는 듯한 모습”이었다는 것. 결국 알파고가 돌을 던졌고 이 9단이 불계승을 거뒀다. 이 9단은 이번 경기에서 승리하면서 5국에서 승리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번에 패배했지만 알파고는 지난 3월 12일 3연승을 기록하며 이번 5번기 대국 승리를 확정지은 바 있다. 이에 따라 5번기 우승 상금인 100만 달러는 알파고가 차지하게 된다. 구글 딥마인드는 상금을 유니세프와 교육, 바둑 관련 단체에 기부할 예정이다. 이 9단과 알파고는 15일 마지막 대국을 벌이게 된다.

이석원 기자  lswcap@techhol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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