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길이가 36.6m에 달하는 티타노사우르스(Titanosaur) 옆에 걷는다면 어떤 기분일까. 360도 가상현실 영상을 보면 이렇게 거대한 티타노사우르스 옆을 실제로 걸어볼 수 있다.

천천히 이동하는 이 공룡 옆에서 공룡의 무게가 70톤으로 아프리카 코끼리 15마리를 합친 것과 같은 수준이라는 해설을 곁들인다. 다음 화면을 보면 공룡 피부 속을 마치 CT 촬영한 것처럼 비쳐 골격이나 심장을 볼 수 있다. 심장만 해도 인간의 체중보다 3배에 달한다는 설명을 들으면서 감상해볼 수 있다.

이런 360도 동영상은 실제로 아무도 탐험해보지 못한 시대를 가상 탐험할 수 있게 해주는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보통 과학 다큐멘터리라고 하면 지금까지 학자가 내레이션이나 직접 출연해 설명을 하면서 진행하는 2D 세계가 전부였다. 하지만 이젠 기본적인 진행자는 시청자가 될 수 있다. 시청자는 가상현실 헤드셋이나 화면을 눌러 원하는 위치로 카메라를 돌려가면서 주위를 직접 둘러볼 수 있다.



가상현실을 접목한 이런 과학 동영상은 실제 방문하기 어려운 장소나 세계에 사람들을 가상으로 데려갈 수 있는 방법이다. 가상 생태 관광이라고 할 수 있는 셈이다. 가상현실을 이용하면 아마존 강 유역을 탐험하거나 심지어 영화 이너스페이스에서 봤던 것처럼 인체 속을 탐험해볼 수도 있다.

한편 미국 워싱턴대학 생물학자인 아담 서머스(Adam Summers)는 물고기 뼈를 CT로 촬영한 거대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 중이라고 한다. 3D프린터만 있으면 누구나 물고기 골격을 직접 출력할 수 있는 것이다.





그 밖에 화석이나 역사적 유물도 마찬가지다. 미국 내 미술관 일부는 미술품을 3D프린터로 출력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한다. 파일만 내려 받으면 직접 유물을 만져볼 수도 있게 되는 셈이다. 가상현실과 3D프린터 같은 IT 기술 활용은 과학 분야나 박물관, 연구소에 머물러 있던 연구 결과를 소비자와 공유하고 함께 체험하는 친밀한 존재로 만들어줄 가능성이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종진 IT칼럼니스트  hancoo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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