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크를 살 수 있다. 그것도 정가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5만 달러 가량이라면 중고지만 러시아산 탱크를 구입할 수 있는 것. 무게 45톤, 5인치 포를 곁들인 러시아의 주력 전차 T-72 얘기다. 이 탱크는 지금도 현역으로 활동 중이다. 5,000대가 배치되어 있다고 한다.

철의 장막 붕괴 이후 공산권 제품이 대량으로 남아 있던 체코나 슬로바키아, 헝가리, 폴란드 군은 나토 장비로 전환하면서 소비에트 시대 전차를 처분하고 있다. 이들 장비는 모두 군에서 터무니없는 헐값에 불하받은 것으로 공식 폐기된 물자 일부를 재판매하는 것. 체코 같은 경우만 해도 공격용 헬기와 전투기, 고사포, 수륙 양용 보병용 전투 차량, 장갑 수송차, 이동식 미사일 발사 트랙 등을 판매 중. 모두 민간인이라도 합법적으로 입수할 수 있는 것이다.

전차도 예외는 아니다. 러시아 전차인 T-55a와 T-64a, 이보다 더 정교한 T-80s나 T-72 같은 전차도 마찬가지인 것. 교환에 필요한 부품 수리는 모두 기본 구매 가격에 포함되어 있다. 물론 오랫동안 방치됐던 전차도 많은데 딜러가 판매 전에 유압이나 전기, 브레이크, 스티어링 시스템이나 엔진을 튜닝하고 고무 등을 교환하고 깨끗하게 페인트 처리를 한다. 전차는 시트를 교체하거나 강력한 엔진으로 바꾸는 등 비용만 추가하면 튜닝도 할 수 있다.

주문을 하려면 전체 가격 중 30%를 먼저 보증금으로 내야 하며 체코 당국이 서류 작업을 끝낼 때까지 2개월을 기다려야 한다. 내부 리노베이션 작업은 수출 심사가 끝난 뒤 2개월 안에 완료한다. 서비스 매뉴얼 번역을 미리 의뢰해두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물론 여기에서 끝이 아니다 전차를 집까지 실제로 받으려면 서류 작성과 총기 및 탄약, 군사용품 수입 신청 허가를 받아야 한다. 미국의 경우 국제 수입 증명서도 필요하다. 이런 복잡한 과정을 거쳐 들여왔다고 해도 V12 엔진처럼 전차에 들어가는 엔진은 마일당 2갤런에 달하는 디젤 연료를 삼킨다. 전차로 도로를 달릴 수도 없는 노릇인 만큼 널찍한 사유지도 필요하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장혁 IT칼럼니스트  hymagic@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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