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더맨은 포기해라” 수직 벽을 오르는 동물을 연구하는 캠브리지대학 연구팀이 인간의 체격으로는 스파이더맨처럼 벽에 오르는 건 불가능하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수직 벽 등반 능력을 갖추기에는 인간은 너무 크기 때문이라고. 도마뱀 크기가 한계라고 한다.

연구팀은 진드기에서 도마뱀에 이르기까지 자유롭게 벽을 등반하는 생물 225종을 조사했다. 무게와 다리 면적을 조사한 결과 이 2가지는 관계가 있다는 걸 확인했다는 것. 예를 들어 몸 표면적을 기준으로 조사한 가장 작은 진드기와 가장 큰 도마뱀을 비교하면 발바닥이 벽면에 접촉하는 면적 비율은 200나 차이가 있었다고 한다.





연구팀은 만일 인간 크기의 동물이 스파이더맨처럼 자유롭게 벽을 등반하는 성질을 갖추려면 신체 면적의 40%에 필적하는 크기의 손발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거의 몸 전면 전체가 끈적끈적하게 점착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동물은 체중이 증가해도 몸의 크기는 그다지 증가하지 않아 만일 도마뱀이 크기를 초과하면 끈적거리는 팔다리를 갖고 있어도 체중을 지탱할 수 없게 된다. 연구팀이 이 연구가 앞으로 작은 면적에서 큰 무게를 지지하기 위한 접착 소재나 접착제 개발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파리와 바퀴벌레, 개구리 등은 발바닥에 끈끈한 분비물을 내서 벽면에 접착력을 갖고 있지만 도마뱀의 경우 발바닥에 있는 섬모가 분자 수준으로 작용하는 힘을 이용해 흡착한다. 벽에 붙어 있는 원리가 근본적으로 다른 것. 따라서 단순히 면적과 중량 2가지만으로 수직 벽 등반 능력이 있냐 없냐를 얘기하기 어렵다고 말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스탠포드대학 연구팀의 경우 도마뱀 다리를 모델로 미세한 실리콘 재질 속눈썹을 깔아서 비점착성 패드를 개발, 이를 이용해 매끄러운 유리벽을 기어오르는 실험에 성공하기도 했다. 이 대학 연구팀이 실험에서 사용한 패드는 도마뱀의 메카니즘을 응용한 것이지만 몸 표면의 40% 크기는 아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종진 IT칼럼니스트  hancoo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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