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증권이 지난 9월 23일 산업 브리프 리포트를 내놨다. SK하이닉스의 우시공장 화재에 따른 D램 시장에 대한 영향보고서를 다룬 것. 사건은 9월 4일 SK 하이닉스의 중국 우시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그 탓에 300mm 웨이퍼 공장 라인 2개가 운영을 중단했다.

실제 화재가 발생한 라인은 1개였지만 나머지 1개 라인도 가동을 중단한 상황이다. 현재 화재가 발생하지 않은 300mm 웨이퍼 공장라인은 가동을 다시 시작했지만 풀가동까지는 2주 정도 지나야 할 것으로 보인다. 화재가 발생한 라인은 아직 피해 상황 점검과 복구 과정 중이다.

그런데 국내증권사에서 내놓은 산업 브리프 리포트에서는 화재 피해가 생각보다 심각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과연 SK하이닉스의 중국 우시공장 화재가 D램 시장에 어떤 영향을 주게 될까.

◇ 中공장, 전 세계 D램 물량 15% 차지=올해 3분기 기준으로 전 세계 D램 수요량은 월 105만장 가량. 그런데 SK하이닉스의 중국 우시공장은 월 15만장 수준, 세계 최대 규모라고 한다.

SK하이닉스가 생산하는 전체 D램 생산량 중에서도 55%를 담당하고 있고 전 세계 D램 시장에서는 15% 수준을 중국 우시공장에서 만들어 낸다. 따라서 중국 우시공장의 피해 정도에 따라서 올해 4분기에 심각한 D램 공급 부족사태를 야기할 수도 있다고 할 수 있다.

그 뿐 아니라 전 세계 D램 시장에서 3위인 마이크론(엘피다)에 1.9% 차이로 간발의 2위를 지키고 있는 SK하이닉스가 이번 화재 사고의 여파에 따라서 3위로 밀려날 수도 있는 상황이다.

현재 정상적인 생산은 올해 4분기 말이나 2014년 1분기 초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렇게 복구가 장기화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SK하이닉스 중국 우시공장 복구 지연요소

1. 화재 자체 복구 및 정비

2. 주요 거래처의 공급계획 재협상 및 수정

3. 신규장비의 구입 및 설치

4. 생산 공정에 대한 전반적인 재설정작업

당장 화재 직후 D램 현물 거래가격은 43% 급등했다. NAND 메모리 가격 역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SK하이닉스가 물량이 부족한 D램 공급량을 채워 넣기 위해 NAND 메모리 생산 공정을 D램 공정으로 전환하는 바람에 NAND 메모리 역시 공급량이 줄어들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화재는 PC와 서버를 위한 D램 공장에서 발생했지만 USB메모리나 SSD 등에 쓰이는 NAND 메모리까지 영향을 주고 있는 셈이다. 그동안 NAND 메모리는 시장에 과다 공급이 이뤄지고 있던 상황이라 주요한 NAND 메모리 생산업체가 감산체제로 들어가 단기간 내 부족분에 대한 공급이 이뤄지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언급했듯 이번 화재에 따라 마이크론 쪽에서 공격적인 시장 정책을 펼칠 것으로 전망해볼 수 있다. SK하이닉스가 이번 위기를 넘기고 2위 자리를 지켜낼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맹성현 칼럼니스트  sh-maeng@msh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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