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베리(BlackBerry)는 지난 몇 년 사이 시장 점유율이 계속 떨어졌지만 높은 보안성 때문에 여전히 블랙베리를 애용하는 정부나 기업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반면 이런 뛰어난 보안 능력을 오히려 싫어하는 정부도 있는 듯하다. 파키스탄에선 블랙베리가 올해 연말을 마지막으로 철수하게 됐다고 한다.

블랙베리 공식 블로그에 따르면 블랙베리는 오는 12월 30일을 기해 파키스탄에서 철수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당초 11월 30일 일정을 한 달 연기한 것이지만 2016년부터 파키스탄 국내에선 블랙베리를 사용할 수 없다.

블랙베리는 암호화해 송수신하는 블랙베리 메신저(BlackBerry Messenger)나 이메일에 포함한 BES(BlackBerry Enterprise Service)를 운용하고 있다. 파키스탄 정부는 BES 트래픽 모니터링을 허용하거나 철수하라는 선택을 강요하고 있었다고 한다. 블랙베리 CEO인 마티 비어드(Marty Beard)는 파키스탄 정부 요구에 따를 수 없다면서 고객 정보에 접근하려는 백도어를 허용하지 않고 있으며 지금까지 허용한 전례가 없다는 이유를 들었다.

블랙베리 주장에 다르면 범죄 수사 등 사법에 근거를 둔 요구는 협력하지만 파키스탄의 요구사항인 BES 사용자의 모든 정보에 대해 자유로운 접근을 허용하라는 건 시민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게 아니라 사용자의 개인 정보를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이념상 수용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지난 2013년 전 CIA 직원인 에드워드 스노든의 폭로로 미 정부가 인터넷 관련 기업의 중앙 서버에 직접 접근해 개인 정보를 볼 수 있는 프리즘(PRISM)이라는 시스템 존재가 밝혀진 이후 통화나 통신 제공 기업과 정부의 관계, 암호화 통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블랙베리는 뛰어난 보안성을 갖추고 있지만 이런 보안 능력이 파키스탄 정부에겐 방해가 됐고 결국 시장 철수로 이어지게 됐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lswcap@techholic.co.kr

<저작권자 © 테크홀릭,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