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6세대 코어, 코드명 스카이레이크(Skylake)가 눈길을 끄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고성능 PC 게임은 물론 휴대성을 살린 2in1이나 심지어 더 작은 태블릿까지 모든 분야에 대한 라인업을 아키텍처 하나로 대응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최상위 모델인 코어i7-6700K 같은 모델의 TDP는 91W지만 모바일용 코어M 시리즈의 TDP는 4.5W다. 같은 스카이레이크 아키텍처라도 20배나 차이가 나는 것이다. 스카이레이크는 이렇게 TDP에 차이를 두면서 고성능과 저전력이라는 흔한 말이지만 두 마리 토끼를 쫓는 설계를 택하고 있다.

스카이레이크는 14nm 제조공정의 특징을 감안해 다이 사이즈도 줄었다. 하스웰은 40×24mm, 브로드웰 기반 코어M은 30×16.5mm였지만 스카이레이크는 20×16.5mm로 줄었다.

스카이레이크는 CPU와 GPU 코어, 예전 노스브리지 기능에 해당하는 DRAM 컨트롤러와 입출력 관련 시스템 에이전트를 통합한 SoC다. 내부에는 스카이레이크 CPU 쿼드코어 외에 CPU 코어 주위를 둘러싼 LL(Last Level) 캐시 SRAM이 위치하고 있으며 9세대 그래픽 코어, 시스템 에이전트와 디스플레이, 메모리, 입출력 컨트롤러로 나뉜다.

눈길을 끄는 건 GPU 코어 성능 확대다. CPU와 GPU 코어 사이에 공유 가상 메모리를 갖췄고 32비트 연산 유닛 8개로 이뤄진 EU 유닛을 최대 72개 갖춰 최고 성능은 1TFLPOS를 넘은 1,152GFLOPS에 이른다. 참고로 2014년 선보인 브로드웰 내장 그래픽 코어의 경우 최고 성능은 768GFLOPS였다.

그 뿐 아니라 메모리 대역폭을 확대하는 한편 드라이버는 다이렉트X12와 오픈CL 2.0, 오픈GL 4.4, 불칸(Vulkan)을 모두 지원한다. 영상 역시 HEVC와 H.265 하드웨어 인코딩과 디코딩을 지원하며 저전력화한 AVC/H.264 인코더와 포맷 변환 엔진, 스케일러 등을 탑재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다이렉트X12 지원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 다이렉트X12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지난 7월 29일 윈도10을 발표하는 동시에 선보인 게임용 멀티미디어 처리용 API다. 가장 큰 특징이라면 로우레벨 하드웨어에 접근성을 높였다는 것. 이전과 달리 직접적으로 GPU에 명령을 보낼 수 있게 된 것이다. 다이렉트X12는 또 파이프라인 개체를 도입해 필요한 정보를 곧바로 수집할 수 있게 됐다. 마치 콘솔 게임기처럼 이런 모든 하드웨어 자원에 대한 관리 권한을 개발자에게 부여한 것이다. 덕분에 처리속도가 훨씬 빨라진다. 동시에 CPU 사용량과 소비전력을 억제할 수 있다. 다이렉트X12는 여기에 멀티코어 GPU도 지원한다.

다이렉트X12는 마이크로소프트나 게임 업계 뿐 아니라 인텔 같은 반도체 업계의 트렌드나 방향성을 잘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앞서 스카이레이크는 내장 그래픽 성능을 중점적으로 끌어올렸다고 했다. CPU는 멀티코어화된 지 오래인 건 물론 성능 향상 자체는 둔화되고 있다. 이에 비해 GPU는 아직까지 성능 개선폭에 여유가 있다. 더구나 스카이레이크처럼 CPU와 GPU를 통합한 칩이라면 이런 경향을 더 짙어질 수밖에 없다. CPU 코어보다 GPU 코어가 성능이나 전력 효율 모두 7∼10배 높은 만큼 제약된 상황에서 성능을 높이려면 GPU 코어를 강화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 스카이레이크 같은 새로운 아키텍처가 성능을 끌어내기 위해 GPU 성능 확대에 초점을 맞춘 이유도 여기에 있다.

스카이레이크의 다이렉트X12 지원은 윈도10 환경으로 PC가 이행하게 되면 더 장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10을 발표하면서 윈도10의 게임 성능을 개선하기 위해 다이렉트X12를 지원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다이렉트X12를 이용해 어느 때보다 높은 그래픽 성능을 지원하는 게임 등장을 예고한 것.



그렇다면 같은 게임 상에서 다이렉트X12와 기존 X11을 쓴다면 성능 아치는 얼마나 날까. 아직 다이렉트X12가 등장한지 얼마 안 된 상황인 만큼 다이렉트X12를 지원하는 게임은 접하기 어렵다. 대부분 내년 출시를 예정하고 있기 때문. 벤치마크 프로그램인 퓨처마크의 3D마크가 API 오버헤드 피처 테스트(API Overhaed Feature Test)를 지원하지만 드로우콜(Draw Calls), 그러니까 한 화면에 보이는 버텍스 개수 관련 명령 처리 부분만 확인할 수 있는 정도다. 이를 통해 일부 다이렉트X12와 11 등의 API간 처리 효율 차이를 비교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어쨌든 간접적으로 스카이레이크의 성능과 기존 하스웰을 비교하면 27% 이상 스카이레이크가 더 높은 수치를 기록한다고 한다.





애시 오브 싱귤러리티(Ashes of the Singularity) 같은 게임을 이용해도 다이렉트X12 성능을 엿볼 수 있다. 이 게임을 이용한 벤치마크 테스트 결과를 보면 같은 조건에서 다이렉트X12를 이용하면15.8% 더 높은 성능을 발휘한다.

지금 스카이레이크, 6세대 코어를 이용해 게이밍 PC를 꾸민다면 어떤 구성이 좋을까. 가격비교사이트 다나와가 메탈기어 솔리드Ⅴ : 더 팬텀 페인의 권장 사양에 맞춰 뽑은 견적을 보면 이렇다. 물론 이 게임은 다이렉트X11 지원이지만 스카이레이크와 선택 여부에 따라 끼울 수 있는 그래픽카드를 고려하면 앞으로 나올 다이렉트X12를 대비할 수 있는 사양이기도 하다.

이에 따르면 인텔 코어i7-6700(42만 1,000원), 메인보드는 에이수스 Z170 Pro Gaming STCOM(23만 5,000원), 메모리는 G.SKILL DDR 16G PC4-21300 CL15 RIPJAWS VR(20만 4,200원), SSD는 도시바 Q300 PRO 256GB(11만 6,400원), ABKO NCORE 헥토르 FT5.0 화이트(5만 9,000원), 전원공급장치는 썬파워 SF-650F14MT LEADEX SILVER(9만 8,500원), 그래픽카드의 경우 조텍 지포스 GTX960 AMP!아이스스톰 D5 2GB(24만 1,100원)이다. 합계를 내보면 137만 5,200원(11월 24일 최저가 기준)이다. 게이밍 PC를 구성할 때 참고하면 될 듯하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언리얼엔진4 같은 게임 개발 엔진이 다이렉트X12를 지원하는 데다 기존 다이렉트X11 기반 게임을 다이렉트X12로 전환하는 게임이 상당수 있다고 한다. 따라서 내년에는 다이렉트X12를 이용한 게임 등장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콜오브듀티4 : 모던 워페어(Call of Duty 4 : Modern Warfare) 뿐 아니라 데이즈(DayZ)나 스퀘어에닉스의 데이어드 엑스: 맨카인드 디바이디드(Deus Ex: Mankind Divided) 등 대작 게임의 출시를 앞둔 상황이다.

그래픽 관련 업체 관계자는 다이렉트X12 지원 의미로 “같은 하드웨어라도 그래픽 품질이 올라간다는 데 의미가 더 크다”고 말한다. 스카이레이크처럼 내장형 그래픽 성능을 끌어올린 상태라면 기존보다 더 높은 품질을 내장형 그래픽만으로도 즐길 수 있게 된다고 생각할 수 있다.







실제로 인텔에 따르면 스카이레이크에 들어간 내장 그래픽 성능은 2010년 버전에 비하면 30배나 성능이 높아졌다. 앞서 살펴봤던 이전 버전인 하스웰과 견줘도 성능 향상폭은 2.5배다. 스카이레이크는 TDP에 따라서 게이밍 타워나 올인원, 미니 PC 등을 겨냥한 65W 모델군 10종 뿐 아니라 오버클록과 게이밍 마니아를 위한 91W 지원 코어S 시리즈 2종 등 게임 시장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4K 디스플레이도 지원한다. DDR4 메모리를 채택해 대역폭을 늘리는 등 게임을 즐길 때 프레임을 끌어올릴 만한 요소를 갖추고 있다. 윈도10 기반 게이밍 시스템으로 선택하기 좋은 것. 게임 시장에 스카이레이크가 몰려오고 있다.

이석원 기자  lswcap@techholic.co.kr

<저작권자 © 테크홀릭,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