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모양을 한 채 완벽하게 음색을 재현한 실로폰이 있다. MIT와 하버드, 콜롬비아대학 연구팀이 만든 것이다.

장난감 가게를 가보면 건반 모양은 천편일률적이다. 실제로 동물 모양을 한 건반을 만드는 건 생각보다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실로폰은 악기 자체가 진동해 소리를 내는 것이어서 음정과 공명 진동수를 완벽하게 맞출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철 덩어리를 적당하게 사자 모양으로 잘라 망치로 두드려봐야 끔찍한 소리밖에 나오지 않는다. 제대로 된 음색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콜롬비아엔지니어링 연구팀은 음향 모델링과 컴퓨터 그래픽, 고전적인 기계 공학, 3D 프린터 기술을 결합해 자동으로 소재를 굽혀 사자 같은 특정 형태를 만드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이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만든 완성품은 정확한 음계를 연주할 수 있다.





물론 이렇게 만든 동물 실로폰이 외형에 맞춰 음계를 내는 게 아니라 건반 형태에 따라 정확한 음계를 낼 수 있게 하는 균형을 찾아주는 역할을 한다. 이 소프트웨어는 실로폰 뿐 아니라 컴퓨터용 쿨링팬 모양을 바꾸고 부팅 도중 더 부드러운 소리를 내게 하거나 차량 내 부품 형태를 조절해 공명 진동수를 줄이고 좌석까지 닿는 소음을 줄일 수도 있다. 건축 디자인에서도 다리 등의 진동을 확대하고 부하 증폭을 막을 수 있게 도울 수도 있는 등 다양한 활용을 기대할 수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종진 IT칼럼니스트  hancoo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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