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섬웨어는 컴퓨터를 감염시킨 뒤 인질 삼아 몸값을 요구하는 악성코드다. 이미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속 사진이나 동영상 혹은 게임 데이터를 인질로 삼는 랜섬웨어가 화제가 된 바 있다. 그런데 실제 피해자에게 FBI가 몸값을 지불하라고 조언한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10월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사이버 시큐리티 서밋(Cyber Security Summit) 도중 FBI 내에서 사이버 스파이 방지 활동 프로그램을 담당하는 조셉 보나보론타(Joseph Bonavolonta)는 당국에서 랜덤웨어에 어떻게 대처하는지 강연을 하는 도중 종종 피해자에게 몸값을 지불하라고 조언하기도 한다고 발언했다.

보안 소프트웨어 업체인 카스퍼스키랩은 이에 대해 나쁜 방법이며 FBI의 조언이 잘못된 것이라고 말한다. 몸값을 지불한다고 해서 데이터가 돌아올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는 것. 아들 사진을 인질 삼았다고 이를 되찾겠다고 500달러를 지불하는 것보다는 대신 다른 걸 아들에게 사주는 게 좋지 않겠냐고 되묻고 있다.

또 랜섬웨어에 몸값을 지불하는 건 범죄자의 주머니를 채워줄 뿐 아니라 범죄에 자금을 지원하는 것으로 이어진다. 카스퍼스키랩은 랜섬웨어가 돈벌이라는 점을 인정해주면 랜섬웨어를 이용한 범죄가 일어나는 건 분명한 일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그렇다면 인질로 잡힌 데이터는 포기할 수밖에 없을까. 무료로 데이터를 되찾을 수 있다. 보안 소프트웨어 기업이나 경찰, 보안 전문가 등이 사이버 범죄자 행동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범죄자가 사용한 서버에서 랜섬웨어 해독용 키를 입수하게 된다. 이런 데이터는 웹에 무료로 공개된다. 카스퍼스키랩가 공개하는 랜섬웨어 디크립토(Ransomware decryptor) 역시 이런 해독 도구 가운데 하나다.

올 가을에도 카스퍼스키랩은 네덜란드 경찰과 손잡고 전 세계 100여 개국에서 수만 명에게 피해를 끼친 랜섬웨어 코인볼트(CoinVault)와 비트크립토(Bitcryptor)에 대한 해독키를 얻는 데 성공했다. 또 수사 협력으로 얻은 1만 4,000개가 넘는 해독키는 모두 공유하고 있다. 이들 랜섬웨어의 피해자는 자신의 데이터가 인질로 남아있는지 여부도 확인할 수 있다.

물론 랜섬웨어에 대항할 수 있는 이런 소프트웨어나 사이트가 아직까지 완벽한 건 아니다. 카스퍼스키랩은 암호화되어 버린 데이터를 되찾는 것보다 랜섬웨어에 감염되지 않게 방지하는 게 훨씬 중요할 수밖에 없다면서 랜섬웨어에 감염되어도 피해가 발생하지 않게 PC 백업을 정기적으로 하는 게 좋다고 권하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lswcap@techhol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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