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로 야구를 본다는 건 이젠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수십 년 전까지만 해도 이런 일은 마치 마법이나 SF 속 세계처럼 취급됐다. 1939년 미국 메이저리그 경기가 처음으로 TV 중계 방송됐다. 신시내티레드와 현재 LA다저스의 전신인 브루클린다저스 1차전이 그것이다. 미국에서 TV가 일반화되기 전의 일이다. 야구를 TV로 즐긴다는 건 꿈같던 시기였던 것.

1922년 발행된 잡지(Science and Invention)에 게재된 일러스트를 보면 수천 마일 떨어진 곳에서 야구 경기를 관전할 수 있게 될 미래를 그리고 있다. 일러스트를 보면 카메라 4대가 그려져 있다. 각각 촬영한 앵글 4개를 전환하면서 경기를 보여주는 구조를 설명하고 있다. 실제로 1939년 처음으로 야구 TV 방송에 사용된 카메라 대수는 2대였다고 한다.

이 일러스트가 그려진 1922년에는 아직 라디오조차 대중화되지 않았던 시기다. TV에서 야구를 본다는 걸 미래로 받아들이는 게 당연했던 때다. 하지만 꿈같은 미래를 그린 이 일러스트는 카메라 4대를 이용해 영상을 전환하는 모습을 그리는 등 날카로운 관점으로 예상을 던지고 있다. 실제로 현대 스포츠 중계가 이렇게 이뤄지고 있기 때문. 영화처럼 편집하는 것보다 관점을 전환해 전달하는 기술은 더 어렵다.

스포츠를 방송하는 데 가장 쉽고 간단한 방법은 전체 필드를 잘 보이는 위치에 카메라를 고정시켜버리는 것이다. 하지만 보는 사람의 관심을 끌려면 간단한 방법이 아니라 클로즈업을 포함해 다양한 관점에서 영상을 담는 게 필수다. 이 일러스트는 이미 이 시대 사람들도 이런 점을 이해하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

이젠 당연한 일도 수십 년 전에는 꿈같은 SF의 세계였다. 이렇게 보면 인류가 화성에 사는 등 지금 꿈꾸는 세계도 수십 년 뒤에 일반화된다고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것이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lswcap@techhol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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