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공청소기판 폭스바겐 스캔이다.” 사이클론 청소기를 판매하는 영국 가전 제조사 다이슨이 경쟁 업체인 보쉬와 지멘스를 상대로 양사의 진공청소기가 테스트 공표값보다 전력을 2배 이상 소비하고 있어 소비자를 속이고 있다면서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따르면 다이슨은 외부 측정 기관에 의뢰해 실제 사용 상황을 재현한 환경에서 전력 소비량을 측정했다. 측정 결과 보쉬와 지멘스 양사의 진공청소기가 공표값보다 2배 이상에 달하는 전력을 소비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는 것.

양사의 진공청소기는 전력소비량이 750W라고 표기되어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1,600W를 소비하는 경우가 있다는 지적이다. 다이슨이 지적한 부분은 양사의 진공청소기가 쓰레기의 양을 감지하는 센서를 내장해 쓰레기가 쌓여 진공청소기 흡입력이 떨어지는 상황이 발생하면 전력을 끌어올려 원래 흡입력을 유지하는 부분.

다이슨이 지목한 모델은 지멘스의 Q8.0과 보쉬의 GL80/인지니어스 프로퍼폼(GL80/In'Genius ProPerform). 두 모델은 모두 성능 평가에서 AAAA를 받았다. 하지만 이번 다이슨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평가는 E나 F로 급락할 수 있다.





다이슨은 AAAA라는 성능 평가를 믿고 구입하는 소비자를 속이는 행위라면서 양사의 맹비난했다. 동시에 지멘스에 대해 독일과 벨기에, 보쉬는 프랑스와 벨기에 등에서 각각 소송을 제기했다는 점을 공표했다.

다이슨 창업자인 제임스 다이슨은 보쉬가 실제 상황에서 에너지 소비를 부정하게 높이는 제어 장치를 자사 여러 제품에 탑재하고 EU가 정한 에너지 레벨을 속이고 있다면서 이런 행위는 폭스바겐 스캔들과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 업계에선 더 뛰어나고 효율적인 기술을 만들어내는 대신 테스트를 통과하기 위한 제조사 사정에 따른 엔지니어링이 마연하고 있다는 말로 업계의 자세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다이슨의 이런 행보에 대해 보쉬는 해당 내용을 부정했다. 보쉬와 지멘스는 성명을 발표해 양사가 판매하는 모든 진공청소기는 EU가 정한 에너지 규제에 따라 측정이 이뤄지고 있으며 가정 내 기기 성능은 측정 기관의 성능 결과와 일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이에 반하는 제안이 오히려 소비자의 오해를 불러일으키게 될 것이라며 다이슨 쪽이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보쉬는 다이슨의 주장은 이해할 수 없으며 이를 완전히 부정한다며 정면 반박하고 진공청소기의 에너지 평가 결과와 성능 평가를 모두 공개하고 있지만 기준에 따른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측의 주장이 맞서고 있는 가운데 이전에도 다이슨은 독일 가전 업계가 영향력을 방패 삼아 에너지 평가 시스템을 편한 대로 왜곡하고 있다는 점을 호소해왔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원영 IT칼럼니스트  b612@glasspa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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