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스탠퍼드대학 연구팀이 차세대 컴퓨터 기술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탄소나노튜브 컴퓨터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이번에 개발한 탄소나노튜브 컴퓨터(First Carbon nanotube computer. CNT)는 실리콘 웨이퍼와 트랜지스터로 이뤄진 현재 컴퓨터의 한계를 극복할 방법 가운데 하나. 스탠퍼드대학 연구팀은 단순히 개발만 성공한 게 아니라 계산 처리 등 실제 동작까지 구현해냈다.

탄소나노튜브는 탄소 원자로 구성된 작은 구조물이다. 망상을 결합한 탄소 원자를 시트로 말아 원통 모양으로 만든 것 같은 구조를 지니고 있다. 나노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크기는 0.4∼50nm에 불과하다. 원자 개당 크기가 0.1nm이니 원자 수준 구조물인 셈이다.

앞서 언급했듯 지금까지 선보인 컴퓨터는 실리콘 웨이퍼 위에 트랜지스터 회로를 구성하는 실리콘 칩으로 만든다. 집적회로 안에 있는 트랜지스터 수는 18개월마다 2배가 된다는 무어의 법칙에 따라 진화를 계속해왔다. 하지만 이런 진화도 한계에 가까워지고 있다. CNT는 이런 한계를 넘어설 방법이다.

다만 CNT를 생각대로 배열하고 안정성을 보장하는 것이 중요하다. 억 단위를 헤아리는 회로가 늘어선 칩 세계에선 불량률 2%도 상당히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연구팀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작 단계에서 금속 특성을 지닌 결함성 CNT를 전기로 날려버렸다. 연구팀은 이 방법을 결함 면역 기법(imperfection-immune design)이라고 부른다.

연구팀은 이 기술이 가까운 미래에 CNT 트랜지스터를 대량 생산하는 단계에서 응용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이 시스템에 탑재한 트랜지스터는 178개. 아직 간단한 계산이나 정렬 처리 같은 것만 처리할 수 있는 걸음마 단계다. 하지만 연구팀 가운데 한 명인 맥스 슈레커(Max Shulaker)는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머지않아 실리콘밸리가 탄소밸리로 불릴 날이 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기사 원문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스탠퍼드 대학 발표 내용은 여기에서 볼 수 있다.

이석원 기자  lswcap@techhol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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