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폰은 모바일 시대를 대표하는 기본 액세서리 가운데 하나로 자리매김한 지 오래다. 블루투스 이어폰을 블루칩으로 만들어준 일등공신은 역시 스마트폰. 국내 스마트폰만 따져도 가입자 수만 해도 4,000만 명이 넘은 상태다. 블루투스 이어폰 판매량은 월 10만대 수준으로 추정된다.

요즘 가장 인기가 높은 블루투스 헤드셋은 역시 목에 두르는 형태인 넥밴드 방식. 기존 블루투스 이어폰은 귀에 거는 귀걸이 형태가 대부분이었지만 최근에는 목에 두르는 밴드를 갖춘 넥밴드 방식이 인기다. 실제로 이 시장을 주도하는 LG전자의 경우 지난 2010년 톤플러스 시리즈를 처음 선보인 이후 2013년 100만대, 2014년 500만대에 이어 올해 7월 누적판매량 1,000만대를 넘어서기도 했다. 시장조사기관 NPD에 따르면 톤플러스 시리즈 덕에 LG전자는 미국 헤드폰 시장 점유율 2위에 오르기도 했다.

넥밴드 이어폰의 장점 중 하나는 평소 뿐 아니라 스포츠나 아웃도어 같은 야외 활동을 할 때에도 안정감을 준다는 것이다. 필요할 때마다 이어폰을 끼우거나 넣어둘 필요 없이 목에 걸쳐두고 계속 이용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 가운데 하나다.

톤플러스 액티브 HBS-850은 LG전자가 선보인 아웃도어 활동을 위한 스포츠용 블루투스 헤드셋이다. 아웃도어에 특화됐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 착용감·자동줄감기·진동=첫 번째 조건은 착용감이다. 주말 라이딩을 자주 즐기는 문지욱(42) 씨가 HBS-850에 가장 먼저 보인 반응은 “본체 앞쪽에 위치한 걸개(윙팁) 덕에 몸에 착 달라붙는 느낌이 든다”는 것. 비유를 하자면 폴라티처럼 적당하게 몸을 감싸는 덕에 목에 느끼는 압박은 없지만 흔들림은 없다는 설명이다. 물론 여성 라이더인 김소연(31) 씨의 경우에는 착용감이 좋다는 점에는 동의하면서도 앞쪽에 무게가 쏠려서 조금 무게감이 느껴진다고 밝혔다.

물론 이 점은 바꿔 생각하면 앞쪽에 무게 중심을 둬서 아웃도어나 스포츠 등 야외 활동을 할 때에도 목에 안정적으로 위치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 제품의 무게는 51g. 일반 블루투스 헤드셋의 경우 보통 일반 사용 상태만 가정하는 탓에 무게감은 거의 없다는 점이 좋을 수 있지만 잡아주는 느낌이 없기 일쑤다. 쉽게 말해 낭창거리는 느낌이 드는 탓에 안정감은 떨어질 수 있다는 것. 이 제품은 패키지 안에 본체에 기본 장착한 윙팁 외에 짧은 윙팁도 추가 제공한다. 기본 제공하는 윙팁은 길이가 긴 편이어서 목에 더 달라붙은 착용감을 제공한다. 운동할 때 더 좋은 것. 반면 짧은 윙팁은 평상시에 활용할 수 있다.





HBS-850의 또 다른 장점은 이어폰 줄 처리다. 이 제품은 기존 톤플러스 모델과 마찬가지로 자동 줄 감기 기능을 제공한다. 평소에는 이어폰 줄이 안 보이게 넣어뒀다가 사용할 때에는 살짝 잡아당기기만 하면 이어폰 줄을 빼서 귀에 꽂을 수 있는 것. 다만 조금 차이가 있다. 기존 모델인 HBS-900의 경우 다시 줄을 감아서 집어넣으려면 버튼을 눌러야 했지만 HBS-850은 살짝 잡아당겼다가 놓기만 하면 줄이 자동으로 감겨서 들어간다. 이 점은 점수를 높이 줄만하다. 줄감기에 필요한 버튼 수를 줄인 건 기능적 장점 뿐 아니라 버튼이 줄었다는 것 자체가 고장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라이더 평가도 후했다. 어썸바이크 김병준 대표는 “줄을 감아둘 수 있어 아웃도어 같은 운동할 때에도 별다른 불편이 없다”고 밝혔다. 자동 줄 감기 기능을 제공하는 블루투스 헤드셋 중에서 톤플러스의 완성도가 높고 편리하다.보통 줄 꼬임 방지를 위해서 고리 정도로 잡아주는 정도에 불과하다. 이럴 때라면 러닝처럼 몸이 위아래로 움직이는 활동을 하게 되면 이어폰 줄이 사방으로 흔들리게 된다. HBS-850은 평소에는 이어폰 줄이 아예 안 보이게 넣어뒀다가 필요할 때에만 빼면 되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없다. 그 뿐 아니라 앞을 계속 바라봐야 하는 운동을 하고 있을 때에도 전화가 오거나 이어폰을 뺐다가 다시 끼우려고 할 때에도 위치를 찾으려고 더듬거릴 불편이나 필요가 없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을 수 있다.

다음은 진동이다. 아웃도어나 스포츠 활동에 웬 진동이냐 싶을 수 있겠다. 하지만 러닝이나 자전거 라이딩 같은 야외 스포츠를 하던 도중 전화가 온다면 보통 진동으로 확인한다. 김승현(39) 라이더는 HBS-850의 진동 수준을 두고 “바디프렌드 수준(강하다는 뜻)”이라고 비유한다. 가만히 있거나 걸을 때 정도 느낄 수 있는 진동 수준이라면 야외 활동에는 오히려 약점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 “스포츠용에 중요한 조건은 단선과 방수”=물론 이들 3가지 특징 외에도 스포츠나 아웃도어 활동에 사용한다면 기본기가 필요하다. 바로 단선과 방수다. 김 대표 설명을 빌리면 운동을 하다 보면 단선과 생활 방수 쪽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 운동할 때 방수가 중요한 이유는 비 같은 것보다는 땀 때문이라고 한다. 땀은 산화작용을 한다. 자전거 역시 땀 때문에 부분 부분이 녹슬 정도라는 것. 김 대표는 이런 점을 들어 “스포츠용 이어폰 역시갑작스러운 비나 땀에 강한 방수 기능이있느냐 없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HBS-850은 생활 방수를 지원한다. LG전자 측 설명을 보면 나노 코팅 처리를 해서 야외 활동을 할 때나 땀이 흐를 때에도 본체 안에 흡수되는 걸 막아준다는 것이다. 보통 생활 방수를 지원하지 않는 블루투스 이어폰이라면 야외 스포츠용으로는 잘 안 맞을 수 있다. 또 HBS-850은 마이크로USB 단자부가 본체 뒤 안쪽 측면에 위치하고 있다는 점도 작지만 세심한 배려라고 할 수 있다. 땀이나 비가 오는 환경을 만나게 되어도 단자부에 새어 들어갈 우려가 적은 것.





HBS-850은 스마트 블루투스 헤드셋을 지향하는 제품이기도 하다. 물론 요즘 스마트폰과 연동해 전용 모바일앱으로 SMS나 문자를 읽어 들여 음성으로 안내해주거나 배터리 잔량 같은 상태를 알려주는 제품을 볼 수 있다. HBS-850 역시 톤앤토크(Tone & Talk)라는 전용앱을 이용해 이런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이들 기능은 어떻게 보면 옵션 성격이 강하다. 쓰면 좋지만 안 쓰는 사람도 많다. 어쨌든 HBS-850의 장점은 기종 관계 없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라면 모두 사용할 수 있다는 게 아닐까 싶다.

실제로 이 제품을 써보고 앱보다 더 마음에 들었던 건 스마트폰 분실 방지 기능이다. 스마트폰 분실 방지 기능은 무선 페어링한 기기에서 8m 이상 떨어지면 진동으로 알려주는 것. 라이더 반응도 비슷했다. 김 대표는 러닝이나 자전거 라이딩을 하다 보면 중간에 쉴 때 물통이나 장갑, 선글라스, 스마트폰 같은 걸 깜박 잊고 놔두고 가기 일쑤라고 설명한다. 스마트폰 분실 방지 기능이 이럴 때 유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실생활에서 유용한 기능이 아닐까 싶다.





기본기를 보면 이렇다. 이 제품은 180mAh짜리 리튬폴리머 배터리를 내장해 대기시간은 430시간, 연속통화시간은 13시간, 음악 재생을 기준으로 따져도 9.5시간 동안 연속 재생할 수 있다. 충전은 2시간 남짓으로 생각하면 된다. 당연히 블루투스 2대를 동시 연결하는 멀티 커넥션이 가능하다. 음질의 경우 쿼드 레이어 진동판에 우레탄 소재 음색 보강 필터를 덧대었다는 설명. 음질에 대한 평가는 주관적일 수 있으나 APT-X 코덱을 지원한다는 점, 블루투스라는 점을 감안하면 깔끔한 음색이라는 조건은 갖춘 것으로 보인다.

스포츠나 야외 활동에 넥밴드 타입은 궁합이 잘 맞는 조건일 수 있다. 실제로 제품 평가에 참여한 김병준 대표는 “스포츠 마니아 입장에서도 넥밴드 타입은 신의 한수”라고 말하기도 했다. 블루투스 자체가 양손이 자유롭지 않을 때 많이 사용하지만 기존 이어폰 방식이라면 계속 귀에 자극을 주거나 이어폰을 사용하지 않을 때 보관 등 불편함이 있다. 반면 넥밴드 타입은 착용감이나 보관 면에서 훨씬 자연스럽다. 또 다른 장점은 기존 스포츠용 블루투스 이어폰의 경우 크기가 작은 탓에 덩달아 배터리 용량도 작고 결국 수명도 짧아 1년 정도만 써도 충전이 더 안 되는 게 많았다는 점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반면 HBS-850 같은 제품은 배터리 용량이 훨씬 큰 덕에 더 오랫동안 쓸 수 있다. 제품 마무리도 좋고 참여한 테스터 반응도 좋았다. HSBS-850은 스포츠와 넥밴드가 제법 잘 맞는 궁합이라는 걸 보여주고 있다.

넥밴드 타입 헤드셋은 라이딩 뿐 아니라 러닝이나 등산을 할 때에도 상당한 편의를 제공한다. 자전거 라이딩처럼 등산할 때에도 음악을 듣고 싶어도 스틱을 양손에 잡고 발아래를 신경 쓰며 걷느라 유선 이어폰을 쓰기에는 불편함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무더위가 지나가고 가을에 접어들면서 자전거를 비롯해 다양한 가을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스포츠용 블루투스 이어폰으로 양손을 자유롭게 스포츠와 음악을 함께 즐겨 보는 것은 어떨까.

이석원 기자  lswcap@techhol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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