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과 데스크톱PC 사이에 존재하던 게임 성능 간격이 사라진다. 엔비디아가 데스크톱PC에 들어가던 것과 같은 GTX980을 실제 노트북에 적용한 GTX980 노트북을 발표한 것.

엔비디아 지포스 제품 마케팅 매니저인 구라브 아가왈(Gaurav Agawal)은 2014년 엔비디아가 맥스웰을 발표하면서 노트북이 데스크톱PC대비 75%까지 성능을 발휘하게 됐지만 여전히 노트북은 그동안 데스크톱PC보다 성능이 떨어진다는 인상이 짙었다고 말했다. 이런 점을 들어 이번에 발표한 GTX980 노트북이 “노트북 성능을 데스크톱PC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한 것.

실제로 엔비디아가 밝힌 3D마크(Fire Strike Extreme) 벤치마크 수치를 보면 현재 데스크톱PC를 이용한 세계 기록이 5,000점대 중반인 데 비해 GTX980 노트북의 경우 6,327점을 나타낸다. 시스템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적어도 GTX980 노트북이 성능 면에서 데스크톱PC와의 격차는 없다는 얘기다.

엔비디아는 이제까지 모바일용 모델에는 M을 붙여왔다. 예를 들어 GTX980M 식이다. GTX980 노트북은 이런 ‘모바일’이라는 수식어를 떼어낸 첫 제품이다. 그렇다면 이제까지 노트북에 이런 그래픽카드를 못 쓴 이유는 뭘까. 물론 발열이다.





GTX980 역시 GPU는 데스크톱PC용과 똑같은 것인 만큼 GPU 소비전력은 같다. 하지만 4-8단계 전원부(4-8Phase Power Supply)를 채택했다. 보통 노트북은 2단계 전원부 정도를 쓴다. 단계가 많으면 전력 효율은 높이는 동시에 전력공급량은 높아진다. 성능도 더 좋아진다는 뜻. 그 뿐 아니라 GTX980은 캐퍼시터와 인덕터 역시 성능을 50% 끌어올렸다. 이는 오버클록을 해도 더 많은 발열 처리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전력 효율과 발열은 잡으면서 성능에 대한 여력도 더 확보한 셈이다.

덕분에 GTX980은 노트북에선 첫 언락GPU(Unlocked GPU)다. 메모리는 7Gbps를 지원한다. 또 팬 컨트롤 기능을 내장했고 노트북 오버클록 툴(Notebook OC Tool)을 곁들여 제어할 수 있도록 했다. OEM 제조사에 따라선 다양한 쿨링 시스템을 채택할 수도 있다. 엔비디아 측 설명을 빌리면 쿨링 효율은 2배를 높였다고 한다. 그 밖에 게임 프레임을 일정 수준으로 제한해 배터리를 더 오래 쓸 수 있는 배터리 부스트 기능도 지원한다.

GTX980의 오버클록 성능은 어느 정도일까. 노트북 시스템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GPU는 1,400MHz 이상, 메모리는 7.5Gbps까지 오버클록을 할 수 있다. 구라브 아가왈 매니저는 지금까지 나온 가장 빠른 노트북과 견줘도 50% 이상 더 빨라진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굳이 오버클록을 하지 않아도 위처(Witcher)의 경우 61fps, 메탈기어솔리드Ⅴ 84fps, GTAⅤ 89fps 등 최신 3D 게임을 원활하게 처리할 수 있는 건 물론이다.

GTX980의 또 다른 장점은 가상현실 게임 지원이다. 구라브 아가왈 매니저는 오큘러스리프트 등이 등장한 2016년에는 가상현실 헤드셋이 500만 대 판매될 전망이라면서 GTX980 노트북이 노트북을 이용해 모바일 플랫폼에서 가상현실을 구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가상현실을 노트북에서 구현하려면 성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일반 PC 게임을 노트북에서 구현한다면 해상도는 1920×1080, 픽셀 200만 개를 사용한다. 프레임레이트는 60fps. 이렇게 되면 GPU가 소화해야 하는 건 초당 120MP/sec(200만픽셀×60fps)다.

하지만 가상현실로 넘어가면 얘기가 달라진다. 500만 픽셀에 90fps가 필요하다. GPU가 처리해야 하는 정보도 450MP/sec(450만픽셀×90fps)다. 일반 노트북과 비교하면 2.5배나 더 성능을 요구하는 셈이다.







이런 점을 들어구라브 아가왈 매니저는 가상현실을 즐기려면 최소한 4배 가량 높은 성능을 발휘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GTX980 노트북이 이런 기준을 만족한다는 말이기도 하다. GTX980 노트북은 그 뿐 아니라 HDMI 2.0과 USB 3.0 2개 등 가상현실 구현에 필요한 단자도 모두 지원한다. 이 제품 하나면 오큘러스리프트처럼 고사양 시스템을 요구하는 가상현실 헤드셋을 모바일 환경에서 간편하게 즐길 수 있다는 얘기다. 엔비디아는 또 게임웍스 라이브러리 등을 가상현실 개발자에게도 제공한다.

GTX980 노트북은 그 밖에도 이런 장점을 활용해 노트북을 이용한 서라운드 게이밍, 그러니까 음향이 아니라 모니터 3대까지 한꺼번에 즐길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기도 한다. 모니터별 200만 픽셀씩 3대 600만 픽셀을 커버할 수 있는 것.

GTX980 노트북은 MSI와 에이수스, 클레보 등이 선보인다. MSI는 GT72 외에 GTX980 2대를 SLI로 묶은 18.4인치 노트북인 GT80을, 에이수스는 수냉시스템을 채택한 GTX700VO와 X7 DT를, 클레보는 P870DM과 P775DM을 출시한다.

이석원 기자  lswcap@techhol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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