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가방이나 트렁크를 보면 TSA(Transportation Security Administration) 인증은 미국 국토안보부가 승인한 특수 자물쇠가 붙어 있는 경우가 많다. 보통 의식하지 않고 이용하는 사람이 많다.

TSA인증은 미국 출입 보안 검열을 할 때 자물쇠에 손상을 주지 않으면서 의심스러운 게 있으면 사용자 허락 없이 가방을 열어볼 때 이용한다. 이 때 TSA인증을 받은 자물쇠는 마스터키를 이용해 열 수 있다.

그런데 지난 8월 공항 직원이 갖고 있어야 할 TSA 마스터키를 찍은 사진이 유출되면서 자물쇠를 무력화시킬 마스터키를 3D프린터만 있으면 누구나 5분 만에 만들 수 있는 사태가 벌어졌다고 한다.

이 문제가 발생한 건 워싱턴포스트가 무심결에 TSA 마스터키 사진을 올리면서 비롯됐다. 그 탓에 마스터키는 누구나 3D프린터로 출력할 수 있는 사태로 번진 것이다. 물론 워싱턴포스트는 곧바로 이 사진을 삭제했지만 이미 늦어버렸다. 인터넷에 나도는 사진을 본 사용자가 캐드 파일로 만들어 깃허브에 공개한 이후였던 것.





캐드 파일을 만든 사람은 TSA 자물쇠를 테스트하기 위한 게 아니라 재미있을 것 같아 한 것이라면서 가능하면 정확한 형태로 만들었지만 실제로 자물쇠가 열릴 것으로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공개된 캐드 파일을 이용해 3D프린터로 만능열쇠를 만든 다른 사용자에 따르면 TSA 자물쇠를 해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3D프린터를 이용하면 마스터키는 출력 후 별다른 수정 없이 첫 도전에서 바로 TSA 자물쇠를 해제했다고 한다. 출력에 걸린 시간도 불과 5분 남짓. 재료로 가장 저렴한 PLA를 이용했다.

과거 한 연구에 따르면 대각선 각도로 60m 상공에서 찍힌 사진이라도 열쇠를 복제하는 게 가능하다는 보고도 있었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물리적 보안은 사진 1장으로도 돌파되어버릴 가능성이 있다는 걸 다시 보여줬다. 물론 TSA 자물쇠 자체가 원래 보안성이 뛰어나다고 말할 수 없는 만큼 이번 사태가 심각한 보안 위험에 노출됐다고 말하기는 어렵다는 반응도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장혁 IT칼럼니스트  hymagic@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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