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9월 9일 10시(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빌그레이엄오디토리엄(Bill Graham Civic Auditorium)에서 스페셜 이벤트를 개최했다. 애플이 이제까지 발표회장으로 사용했던 쿠퍼티노 플린트센터가 2,400석인 데 비해 이곳은 6,000석 규모에 달한다.

이번 행사를 앞두고 애플이 전 세계 언론사를 대상으로 보낸 초대장에 적힌 제목은 “헤이 시리, 힌트를 줘(Hey Siri, give us a hint)”. 연단에 오른 팀쿡 애플 CEO는 자사의 여러 제품 라인업에 걸쳐 괴물을 발표하게 될 것이라면서 첫 번째로 애플워치 얘기를 꺼냈다.

◇ 애플워치…워치OS·에르메스 밴드까지=애플페이와 시리, 알람이나 통화 같은 기능 지원을 통해 애플워치에 대한 고객 만족도는 97%에 달한다는 설명이다. 이어 제프 윌리엄스 애플 운영 담당 수석 부사장이 등장해 워치OS(WatchOS)2를 발표했다. 워치OS2는 마이크 등 하드웨어 기능을 앱에서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또 워치 관련 앱은 이미 1만 개를 넘은 상태지만 고프로나 페이스북, 아이트랜슬레이트(iTranslate) 번역 앱 등도 등록을 앞두고 있다. 고프로 앱을 이용하면 방향을 감지하거나 고프로 카메라로 촬영한 영상을 실시간 모니터링할 수 있다. 번역 앱을 이용하면 애플워치에 말만 걸면 30개국 언어로 번역할 수도 있다.





의료 관련 앱에 대한 데모도 실시했다. 실시간 환자 상태에 대한 모니터링이나 환자 일정 안내는 물론 태아의 심장 박동수를 체크해서 의사에게 곧바로 전송하는 등 의료 분야에서도 메시징 관련한 혁명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웨어러블 제품인 만큼 패션에 대한 주제로 빼놓지 않았다. 에르메스 애플워치 밴드가 그것. 밴드는 에르메스 스타일의 스티치 가죽이다. 애플워치스포츠의 경우 골드와 로즈골드 같은 색상을 추가했으며 가격은 동일하다. 신형 애플워치 모델은 발표 당일부터 발송을 시작하며 워치OS2는 9월 16일 출시된다.



◇ 화면 키운 아이패드프로 “이젠 생산성”=다음으로 선보인 모델은 아이패드프로(iPad Pro). 팀쿡 애플 CEO는 초대 아이패드 이후 최대 발표하고 강조했다. 이어 등장한 마케팅 총괄 필 실러 수석 부사장은 대화면을 이용했지만 가볍고 게임은 몰입감을 더 높이는 한편 풀사이즈 키보드를 이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iOS9에 들어간 멀티태스킹 기능 역시 아이패드프로를 염두에 둔 설명이다.

화면 크기는 12.9인치. 눈길을 끄는 건 해상도. 맥북프로 레티나 15인치보다 총 픽셀수가 더 많다. GPU 성능의 경우에는 초대 아이패드와 비교하면 무려 360배에 달한다는 설명이다. A9X 프로세서를 탑재했으며 메모리 대역폭은 A8X보다 2배에 달한다. 그의 설명을 빌리면 A9X 프로세서는 지난 한 해 동안 나온 PC 중 80%보다 빠르다고 한다. 4K 동영상을 동시에 스트리밍으로 3개까지 처리할 수 있다. 배터리는 10시간 연속 사용할 수 있으며 스피커 4개를 곁들이는 한편 스피커 위치에 따라 동적으로 오디오를 최적화하는 등 사운드도 강화했다. 두께는 6.9mm로 기존 모델의 6.1mm보다 조금 두꺼워졌다.

아이패드프로는 화면이 커진 만큼 패브릭 소재 커버와 물리적 키보드를 겸한 액세서리인 스마트 키보드(Smart Keyboard)를 이용할 수 있다. 이 제품은 새로운 커넥터인 스마트 커넥터를 이용한다. 또 다른 액세서리는 애플 펜슬(Apple Pencil). 아이패드프로 전용 액세서리 가운데 하나로 감압과 기울기 센서 등을 펜에 내장했으며 충전은 라이트닝 커넥터를 이용한다. 필압은 물론 기울기를 인식한 틸트까지 모두 지원한다는 얘기다.




눈길을 끈 건 아이패드프로 성능에 맞는 생산성을 위한 앱 데모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오피스(Office for iPad)가 그것이다. 터치를 이용해 간단하게 문서를 편집하거나 메모를 할 수 있는 건 물론이다. 실제로 애플 펜슬을 이용해 iOS 버전 오피스의 잉크 기능을 시연하기도 했다. 필기를 하거나 주석을 달고 멀티태스킹을 이용해 워드와 엑셀 등 오피스 앱을 나란히 표시하는 것도 가능하다. 손으로 적당한 원형 같은 걸 그리면 자동으로 이를 인식, 제 형태로 변환해주기도 한다.

어도비도 등장했다. 타입키트(TypeKit)를 이용해 여러 폰트를 이용할 수 있다. 어도비의 1,000종에 달하는 글꼴을 모바일에서 이용할 수 있는 단말이 아이패드프로가 된다는 것이다. 그 뿐 아니라 포토샵과 연동해 문서 내 사진을 편집할 수 있다. 또 어도비 콤프(Adobe Comp)를 이용해 레이아웃을 만들고 포토샵, 스케치를 이용해 멀티태스킹 작업을 해 차례로 문서를 만드는 데모로 시연했다.



다음은 3D4메디컬(3D4Medical) 앱. 의사나 학생을 위한 해부학 인터랙티브 교재로 뼈나 근육, 관절을 구부리면 대화식으로 힘줄과 근육의 움직임 같은 걸 정밀하게 표시해준다. 애플 펜슬을 이용하면 감압 기능을 이용해 3D 모델링 데이터를 직접 변형하는 것도 가능하다.

아이패드프로는 12.9인치 레티나 디스플레이에 64비트 3세대 프로세서인 A9X, 스피커 4개, 배터리 연속 사용시간은 10시간이며 800만 화소 아이사이트 카메라, IEEE802.11ac 무선랜과 150Mbps LTE, 터치ID 같은 사양을 갖추고 있다. 가격은 32GB 799달러, 128GB 와이파이 949달러, LTE 128GB는 1,079달러다. 함께 발표한 액세서리인 스마트 키보드는 169달러, 애플 펜슬은 99달러다. 색상은 실버와 골드, 스페이스그레이 3가지 가운데 고를 수 있으며 11월 출시 예정. 아이패드 미니4도 발표했다. 아이패드에어2와 사양은 같지만 화면 크기만 줄어든 것. 가격은 399달러다.

◇ “애플TV, TV 미래 바꿀 것”=다시 등장한 팀쿡 CEO는 이번에는 더 큰 화면에 대해서 얘기를 하겠다면서 애플TV를 소개한다. 그는 모바일에서 아이폰과 아이패드가 혁신을 만드는 동안 TV는 거의 멈춰있었다면서 애플TV가 이를 바꾸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팀쿡 CEO는 TV의 미래는 앱에 있다면서 이런 미래를 위해선 새로운 기반이 필요하며 이를 뒷받침할 만한 하드웨어와 운영체제, 사용자 경험과 개발 도구, 앱스토어를 조건으로 언급했다.





이어 에디 큐 수석 부사장이 나와 애플TV에 대해 설명했다. 애플TV가 채택한 리모컨은 십자키 대신 터치 표면을 갖추고 있다. 메뉴 버튼 아래에는 마이크와 시리 버튼을 달아 음성을 이용해 빠르게 검색하거나 화면 전환을 할 수도 있다. 시리를 이용해 여러 동영상 앱이나 서비스를 통합 검색할 수 있는 만큼 넷플릭스와 훌루, 아이튠즈 어디에 있든 관계없이 찾을 수 있다. 동영상을 볼 때에도 빨라 감아달라고 말하거나 배우의 대사를 잘 알아듣지 못했다고 말하면 자막 표시를 켜주기도 한다. 시리를 통한 검색은 원하는 영화를 장르 등 다양한 조건으로 찾는 건 물론 프로그램 검색 외에 스포츠 경기 결과나 날씨 같은 걸 검색하는 데 이용할 수도 있다.

또 배경화면을 통해 전 세계 고해상도 영상을 보거나 시간대에 맞춰서 표시하는 것도 가능하다. 그 뿐 아니라 애플TV를 통해서도 애플뮤직을 이용할 수 있다.





애플TV의 운영체제는 iOS를 기반으로 한 tvOS. 애플 측은 또 새로운 tvOS 탑재를 통해 다양한 앱이 개발될 것이라고 밝혔다. 앱은 넷플릭스와 HBO나우, 훌루, 기타 히어로나 스타워즈, 에어비앤비, 전자책 등 일부를 소개했다. 크로시 로드(Crossy Road) 같은 게임을 데모하는 과정에선 멀티플레이가 가능하다는 걸 보여주기도 했다. 그 뿐 아니라 애플TV 독점 게임인 비트스포츠나 리모컨을 흔들면서 즐길 수 있는 미니 게임 등 게임도 애플TV가 내세우는 킬러 콘텐츠 가운데 하나라는 점을 강조했다. 또 쇼핑 앱을 이용해 패션 아이템을 대화면 고해상도로 미리 볼 수 있거나 MLB 야구, NHL 하키 앱 등도 즐길 수 있다.

눈길을 끄는 건 애플TV의 운영체제는 tvOS는 iOS를 기반으로 한 만큼 유니버설앱으로 구입한 게임이라면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애플TV에서도 모두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애플TV의 사양을 보면 64비트 A8 프로세서에 블루투스 4.0, IEEE802.11ac 무선랜을 지원한다. 본체 뒷면에는 HDMI와 이더넷 단자를 곁들였다. 리모컨은 블루투스 4.0을 이용해 연동하며 내부에는 가속도계와 자이로센서를 내장했고 라이트닝 단자를 통해 충전하면 3개월 동안 연속 사용할 수 있다. 애플TV의 가격은 32GB 149달러, 64GB 199달러다. 출시는 10월이며 올해 안에 100개국에서 출시할 계획이다.



◇ 신형 아이폰 “멀티터치 다음은 3D터치”=다음은 아이폰이다. 팀쿡 CEO는 스마트폰 전체 시장이 마이너스 4%에 머문 반면 아이폰은 중국 시장에서 74%나 성장했다고 말했다. 이어 발표한 모델은 예상대로 아이폰6s와 아이폰6s 플러스. 화면 크기는 각각 4.7, 5.5인치다. 팀쿡 CEO는 이들 제품이 “모든 걸 바꾼 세계에서 가장 진보한 스마트폰”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필 실러 수석 부사장은 아이폰6s와 플러스에 로즈골드 색상을 추가하는 한편 알루미늄 소재 자체도 애플이 독자 개발한 항공산업급 소재, 7000시리즈 알루미늄을 썼다고 밝혔다.

멀티 터치 다음인 3D터치(3D Touch)를 채택했다. 덕분에 3단계 압력 인식을 통해 빠른 단축키 호출 같은 다양한 UI 활동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이메일을 살짝 누르면 미리 보기, 그냥 보려면 힘을 줘서 누르는 식이다. 인스타그램 같은 서드파티 앱도 마찬가지다. 또 진동 피드백을 전달해주는 탭틱엔진(Taptic Engine)을 탑재해 미세한 감촉도 재현할 수 있다. 탭틱 엔진은 애플워치와 맥북에 들어간 바 있지만 아이폰에 들어간 건 이번이 처음이다.





신형 아이폰은 A9 프로세서를 탑재했다. 기존 A8보다 70% 더 빨라졌고 그래픽 성능의 경우에는 90% 더 빨라졌다는 설명이다. 또 지금까지 별도 프로세서로 장착했던 모션 보조 프로세서인 M9도 A9에 통합했다.

아이폰6s와 플러스는 그 뿐 아니라 터치ID 센서도 2세대로 성능을 높여 인식 속도가 2배로 빨라졌다. 후면 카메라는 1,200만 화소로 높아져 화질을 크게 끌어올렸고 오토포커스 속도를 높이고 촬상소자 화소를 서로 분리하는 딥 트렌치(Deep Trench) 공정을 통해 잡신호도 줄어들었다. 고화질도 강조했다. 파노라마 사진도 초고해상도로 찍을 수 있을 뿐 아니라 4K 동영상 촬영도 아이폰으로는 처음으로 지원한다.

전면 카메라 역시 500만 화소를 지원하며 HD 해상도로 촬영할 수 있다. 화면을 적절한 색으로 빛나게 하는 레티나 플래시(Retina Flash) 기능을 더했고 디스플레이 제어 칩을 이용해 일반 밝기보다 3배 빛나게 할 수 있다. 라이브 포토(Live Photo) 기능을 추가해 사진을 GIF처럼 움직이게 하고 음악을 곁들여 재생할 수도 있다.

통신 네트워크의 경우 LTE는 300Mbps이며 LTE 밴드는 23개를 지원한다. 와이파이 역시 2배 빨라졌다.

가격은 기존 모델과 같다. 2년 약정 기준으로 아이폰6s의 경우 16GB 199달러, 64GB 299달러, 128GB 399달러다. 아이폰6s 플러스는 용량 순으로 299, 399, 499달러다. 제품 예약은 12일부터, 출시는 9월 25일이다.

이석원 기자  lswcap@techhol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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