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정보가 대량 유출된 것으로 계기로 미국 정부가 공격을 한 것으로 보이는 중국에 보복을 결심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지금까지 공격을 받던 미국이 대응에 나서게 되면 냉전 시대 핵 억지력과 마찬가지로 사이버 억지력이 작용하는 제2의 냉전 시대가 올 수도 있다.

미국 정부는 지난 6월 4일 연방인사관리국 서버가 해킹 피해를 입어 공무원 400만 명에 대한 개인 정보가 유출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공표했다. 이미 4월 해킹 흔적을 파악했지만 해킹 피해 존재에 대한 공표는 신중하게 검토를 거듭하다가 공개한 것이다.

문제의 해킹은 중국 쪽 소행이라는 보도가 나왔지만 오바마 대통령을 비롯한 미국 정부 관계자는 공개적으로 중국의 범행이라는 발언은 피했다. 하지만 6월 25일 제임스 클래퍼미 국가정보국 국장이 “이번 해킹의 기술적 난이도를 감안하면 중국인에게 경의를 표해야 한다”는 비아냥거리는 발언으로 중국을 비판하면서 중국 측 소행이라는 점을 명확하게 했다. 물론 중국 정부는 이번 사태에 중국이 개입하지 않았다는 공식 성명을 냈다.

지금까지 중국의 미국에 대한 사이버 공격은 계속 이뤄져 왔다. NSA가 밝힌 지난 5년간 중국의 해킹 맵을 보면 미국 정부 관계기관이 모인 워싱턴DC를 중심으로 중국에서 발생한 600건보다 더 많은 사이버 공격이 미국 전역에서 이뤄졌다는 걸 알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사이버 공격 중에서도 정부 관계자의 개인 정보가 유출됐다는 건 상당히 심각한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가 특정되면 중국 정부가 정부 관계자에게 접근하는 걸 허용할 수 있고 기밀 정보 유출 외에 스파이나 혹은 미래에 실행할 수 있는 사이버 공격의 발판을 만들어주는 잠재적 피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거듭되는 사이버 공격에 대한 강경론은 미국 내에서도 계속 나오고 있다. 하지만 막상 중국에 대한 보복 공격을 하겠다고 결정하는 건 그리 쉽지 않다. 일단 중국 기업과 미국 기업이 비즈니스에서 긴밀하고 복잡한 관계를 맺고 있다. 예를 들어 지난 2014년 12월 일어나 소니픽처스에 대한 대규모 해킹은 북한이 관여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며 올해 1월 오바마 대통령은 이와 관련한 북한 정보 기관 3개와 직원 10명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하고 미국 내 자산 동결과 거래 금지를 명령했다. 하지만 같은 조치를 중국에 취한다는 폐해가 있다는 것.

또 경제적 관계 외에도 최대 난점 가운데 하나는 사이버 공격이 연쇄적으로 발생하는 것이다. 중국의 사이버 공격에 대해 미국이 보복 성격의 사이버 공격을 가하면 중국이 다시 보복을 하는 등 사태가 심각한 상황으로 몰릴 위험성이 있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미국 정부는 무엇보다 더 이상 사이버 공격을 하면 큰 대가를 지불하게 될 것이라는 경고를 상대방에게 보낼 필요가 있다. 이 때문에 미국도 사이버 공격을 수행할 수 능력이 있다는 점을 내외에 과시해 억지력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연쇄 사이버 전쟁이 일어나지 않게 핵 억지력처럼 사이버 억지력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lswcap@techhol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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