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가 개발한 운영체제인 윈도는 1985년 첫 버전인 윈도1.0이 나왔다. 이어 올해 7월 29일에는 마지막 버전이라고 알려진 최신 버전인 윈도10이 전 세계에 공식 출시됐다. 이런 윈도에는 시작 메뉴가 있다. 윈도8에서 한때 사라진 적도 있지만 시작 메뉴는 오랫동안 윈도와 함께 해왔다.





지난 1993년 등장한 코드명 윈도 시카고(Windows Chicago)는 이후 선보인 윈도95의 베타 버전 같은 존재다. 아직은 윈도3.1과 비슷하지만 시작 메뉴가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그 밖에도 작업표시줄 등 나중에 나올 윈도에서 볼 수 있는 특징을 담고 있다.

윈도 시카고의 시작 메뉴는 화면 왼쪽 아래에 있고 당시에는 아이콘 버튼은 3개 밖에 없었다. 왼쪽부터 첫 번째에 있는 윈도 로고 버튼은 바탕화면 아이콘을 변경하거나 윈도를 관리하기 위한 것이다. 가운데는 응용 프로그램 전환과 검색, 마지막 버튼은 도움말이었다.





윈도 시카고를 거쳐 탄생한 윈도95에 있는 시작 메뉴는 기능 버튼 하나에 여러 기능을 담았다. 종료 버튼(Shut Down)을 달았지만 지금처럼 대기모드나 로그오프, 재시작 같은 옵션은 없었다. 또 마우스 오버로 폴더를 따라가는 모양새는 윈도95에서 처음 시작됐다. 윈도95 최종 버전에는 시작 메뉴에 절전(Suspend) 버튼이 추가됐다 윈도95는 1995∼1997년 하반기까지 업데이트를 계속 진행해 AGP 그래픽카드와 FAT32 파일 시스템, USB 지원 등을 추가했다.





윈도NT는 윈도9x 계열인 윈도95보다 안정성이 뛰어난 비즈니스용 운영체제였다. 이 운영체제는 1996년 발표된 윈도95의 GUI를 이어받았다. 여기에 이전 버전보다 뛰어난 그래픽 성능을 갖췄지만 대신 그래픽 관련한 치명적 버그가 발견되기도 했다. 시작 메뉴는 윈도95와 거의 다르지 않다.





다음은 윈도98. 윈도95에서 이미 수많은 사용자가 인터넷을 체감할 수 있었지만 일반화된 건 윈도98부터다. 웹브라우저인 인터넷 익스플로러 4.0을 통합한 것. 네트워크도 로컬 파일과 똑같이 취급할 수 있게 됐으며 시작 메뉴에서 마우스 오른쪽 버튼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또 즐겨찾기(Favorite)를 통해 인터넷 익스플로러의 즐겨찾기에 등록한 페이지로 이동할 수 있었다. 이어 1999년 등장한 윈도98에서 다시 유료 업데이트를 진행한 윈도98 SE(Second Edition)에선 시작 메뉴에서 큰 변화는 없었지만 오른쪽 클릭을 통해 이름 정렬(Sort by Name)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다음은 2000년 선보인 윈도ME다. 윈도ME의 시작 메뉴에선 즐겨찾기(Favorite)가 사라지고 내사진(My Pictures)을 기본 표시했다. 같은 해 선보인 윈도NT 4.0의 후속 버전인 윈도 2000의 경우 시작 메뉴 기능은 윈도ME와 거의 같았다.





2001년 선보인 윈도XP에선 시작 메뉴 외형이 크게 바뀐다. 시작 메뉴 왼쪽에는 PC에 설치한 소프트웨어를 표시하고 오른쪽에는 PC 폴더와 유틸리티 관련 내용을 정리한 것. 물론 모든 프로그램(All Programs) 폴더를 따라가는 모양새는 윈도95와 마찬가지 형태를 취했다. 또 시작 메뉴에 표시할 내용을 사용자 마음대로 정의할 수 있고 디자인을 바꾸는 것도 가능했다.





윈도XP 출시 5년 뒤에 등장한 윈도 비스타부터는 시작 메뉴에 검색을 통합해 지금까지 내컴퓨터(My Computer)나 내문서(My Documents)로 표시되던 걸 컴퓨터(Computer), 문서(Documents)로 바꾸는 등 명칭에서 ‘My’를 뺐다. 시작 메뉴에 있는 프로그램은 윈도95 시절부터 계속되던 오른쪽에 하위 폴더를 표시하는 방식을 바꿨다. 하지만 시작 메뉴 디자인을 바꾸면 예전처럼 하위 폴더를 따라가는 스타일도 이용할 수 있었다. 또 시스템 종료 관련 옵션도 늘어났다.





이어 2009년 선보인 윈도7의 시작 메뉴 디자인 대부분은 윈도 비스타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작업표시줄 아이콘은 작은 크기로 바꿀 수 있었다.





2012년 선보인 윈도8은 모던UI(Modern UI)를 채택하면서 외형이 단번에 바뀌었다. 바탕화면에는 시작 버튼이 사라졌다. 이전까지 시작 메뉴에 있던 기능 대부분은 설정으로 옮겨졌다.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는 2013년 배포한 업데이트 버전인 윈도8.1을 통해 바탕화면에 다시 시작 메뉴를 부활시켰다. 그 뿐 아니라 타일에도 전원 버튼이나 검색창을 추가하는 등 윈도8에서 지적받았던 불편함을 해소하려 했다.





어제 발표한 윈도10의 시작 메뉴는 지금까지 나온 시작 메뉴와 윈도8에서 처음 등장한 모던UI를 합쳐놓은 듯한 디자인을 취하고 있다. 이제껏 나온 시작 메뉴 가운데 가장 많은 정보량을 자랑하기도 한다.

검색창에서 PC 내 자료 외에 인터넷 정보를 검색할 수 있는 건 물론 시작 메뉴에 피드백(feedback) 기능을 추가했다. 한국어는 아직 지원하지 않지만 음성 인식 비서 기능인 코타나를 시작 메뉴에 통합했다. 또 시작 메뉴를 전체 화면 표시로 할 수 있고 화면 왼쪽 메뉴에서 전원을 끄거나 설정 화면을 열 수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lswcap@techhol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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