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9일 윈도10이 공개를 앞두고 있다. 기존 윈도와 가장 큰 차이점은 무료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다는 것. 윈도7과 8 사용자는 인터넷을 통해 업그레이드 파일을 내려 받아 설치하면 그만이다. 게다가 윈도10은 지원 기간이 따로 없다. 윈도XP와 달리 사용하는 동안 마이크로소프트가 버그 등 수시로 문제 해결을 해준다는 얘기다. 반영구적으로 계속 사용할 수 있으므로 업그레이드하지 않을 이유가 없는 셈이다. 서피스3와 찰떡궁합을 뽐내는 윈도10의 새로운 기능을 간추려봤다.

▲ 마이크로소프트 2in1 노트북 서피스3. 키보드 떼면 태블릿PC로 변신한다.

서피스3. 노트북 부럽지 않은 고성능이면서도 태블릿PC처럼 얇고 가볍지만 뭔가 엉성한 윈도8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윈도10을 손꼽아 기다린 이유다. 서피스3에 설치된 윈도10 인사이더 프리뷰는 맞춤정장을 걸친 듯 잘 어울린다. 한 가지 눈길을 끄는 건 윈도10 프리뷰가 더 이상 프리뷰가 아니라는 점. 빌드 10240 업데이트 이후 바탕화면 오른쪽 모퉁이에 표시되는 ‘평가본 및 빌드’ 워터마크가 깜쪽 같이 사라졌다. 또 소프트웨어 사용 조건에서 평가본 문구가 사라지는 등 빌드 10166과 비교해 여러모로 다르다.

▲ 왼쪽이 빌드 10240, 오른쪽이 10162. 평가본 및 빌드 번호가 사라졌다.

◇ 윈도10 업그레이드, 기다릴 필요 있나?=보통 베타 테스트를 거쳐 내놓는 완성판을 ‘RTM’으로 표기한다. RTM(Release To Manufacturing)은 마이크로소프트가 PC OEM 제조사에 제공하는 최종 버전을 일컫는다. 예컨대 사용자에게 정식 배포하기 충분한 수준까지 완성됐다는 의미다. PC 제조사는 RTM 버전을 이용해 노트북, 데스크톱PC 등을 검증하고 생산, 소비자에게 건넨다.

윈도7 등 이전 윈도는 RTM 완성과 탑재 PC 출시까지 보통 3개월이 소요됐는데 윈도10은 이 기간이 보름 정도로 단축된 것이다. 7월 29일 레노버, HP, 델, 에이서 등 PC OEM 제조사들이 윈도10 탑재 PC를 내놓는다고 하니 말이다.

또 윈도10 인사이더 프리뷰 이전 빌드에서 빌드 10240으로 업그레이드하면 ‘TH1 Professional 10240’을 내려 받는다. TH1은 윈도10 개발 코드명인 ‘Threshold’와 ‘Update 1’의 줄임말로 보이며 이후로는 빌드 10240을 바탕 삼아 당분간 마이너 업데이트를 반복하는 형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 인사이더 프리뷰라는 꼬리표를 뗐다. 정식 버전이라는 의미다.

최근 2주 동안 빌드 10158, 10159, 10162, 10166 식으로 조금씩 숫자를 올렸다. RTM 버전(?) 빌드 10240에 와서 단숨에 74가 더해졌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오래전부터 RTM 릴리스를 하며 빌드 번호에 연도 등 특별한 의미를 부여했는데 ‘1024’는 2의 10승 배이며 디지털적으로도 의미가 남다르다. 이것의 10배가 10240이므로 빌드 10240가 RTM 임을 뜻하는 또 다른 이유다.

▲ 윈도8에 윈도7 시작 메뉴를 접목시킨 윈도10 주요 기능

◇ 시작 메뉴 부활, 윈도7+8 통합하다=사실 윈도10은 기능적으로 참신하지는 않다. 오히려 혹평으로 화제를 모았던 윈도8을 부분적으로 개량하고 여기에 윈도7의 좋은 점을 티 나지 않게 흡수한 운영체제(OS)라 할 수 있다. 윈도XP에서 윈도 비스타로 윈도7에서 윈도8로 업그레이드를 망설였던 이들에게 ’드루와~’라며 손짓하는 느낌이랄까. 그중에서 특히 주목하고 싶은 변화는 크게 2가지. 시작 메뉴와 태블릿 모드다.

▲ 윈도7 시작 메뉴처럼 설치 프로그램이 한 눈에 확인되고 자주 쓰는 프로그램은 타일로 배치하면 편리하다.

무엇보다 윈도10이 흥미로운 점은 윈도8에서 사라진 시작 메뉴의 부활이다. 바탕화면 왼쪽 하단의 윈도 아이콘(시작 버튼)을 누르면 윈도8에서는 타일이라는 생소한 버튼들이 줄지어 나타나는 시작 화면으로 전환됐다. 이게 윈도10에서 윈도7과 같은 시작 메뉴로 탈바꿈 한 것이다. 윈도8은 프로그램을 실행할 때마다 시작 화면으로 전환, 작업하는데 은근히 방해가 되었기에 이 변화가 반갑다.

윈도10 시작 메뉴는 '자주 사용하는 프로그램'을 비롯해 '탐색기' '설정' '전원' 등 사용자가 자주 쓰는 기능이 늘어서 있다. 메뉴 하단 '모든 프로그램'을 클릭하면, PC에 설치된 앱(프로그램)이 알파벳, 가나다순으로 나열되는 것은 윈도7과 같다.

◇ 모드 전환도 자유롭게=다른 점은 시작 메뉴의 오른쪽에 있는 타일. 마치 윈도8 시작 화면을 그대로 옮겨놓은 인상이다. 여기에 자주 사용하는 프로그램을 등록하는 한편 불필요한 타일을 제거하여 빠르게 원하는 앱을 실행할 수 있다. 타일 크기를 작게 표시하는 등 사용자 입맛에 따라 다양한 편집 가능한 것도 눈길을 끈다. 서피스3처럼 노트북과 태블릿PC 사이를 자유롭게 오가는 2in1 노트북 사용자는 특히 요긴하게 써먹을 수 있을 테다.

▲ 서피스3처럼 2in1 노트북을 위한 태블릿 모드를 지원한다.

윈도8 실패를 겨울 삼아 윈도10에 새로 도입된 태블릿 모드. 일반적으로 마우스와 키보드 조작이 많을 때는 데스크톱 모드로 서피스3 매력을 만끽할 수 있는 터치 조작이 중심인 태블릿PC로 사용할 때는 태블릿 모드로 전환된다. 모드 전환은 작업표시줄 오른쪽 하단 '알림 센터'를 열고 아이콘을 클릭하기만 하면 된다. 서피스3 등 2in1 노트북의 경우는 더욱 간단하다. 키보드 착탈 여부를 바로바로 알아채 자동으로 바뀐다.

▲ 키보드를 떼어내면 태블릿 모드로 자동 전환된다. 편리하다.

태블릿 모드에서 시작한 프로그램은 모두 전체 화면 표시가 된다. 윈도8에서는 이 같은 모드 전환이 불가능했기에 일반 앱은 창 모드로 실행되었다. 반면 스토어 앱은 전체 화면으로 실행되는 등 프로그램에 따라 제각각이었던 화면 구성이 사용자를 뿔나게 했는데 윈도10이 깔끔하게 해소해준다.

▲ 태블릿 모드 화면. 데스크톱 모드와 크게 다르지 않다. 단 모든 프로그램이 전체 화면으로 실행될 뿐이다.

◇ 사용 환경에 따른 자유로운 화면 전환=윈도10과 며칠 지내보면 윈도8 기능이 조금씩 개선되어 못내 아쉬웠던 점 또는 조작 편의성이 나아졌음을 눈치 챌 테다. 그 가운데 하나가 가상 데스크톱. 여러 데스크톱 화면을 구성하고 단축키로 이들 사이를 간단하게 오갈 수 있다. 각각의 바탕화면 예를 들어 인터넷 창, 엑셀 둘로 나누고 단축키를 써 전환하며 사용할 수 있다. 윈도8에선 데스크톱 화면이 하나였고 프로그램 창을 많이 열면 복잡했던 사태(?)를 피할 수 있는 셈이다.

▲ 작업 능률을 향상시키는 가상 데스크톱

시작 버튼 옆 검색 창도 한결 나아졌다. 간단하게 입력할 수 있는 위치에 배치되었을 뿐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 검색 사이트 빙(Bing)과 연계해 하나의 키워드로 PC에 저장된 파일과 동시에 인터넷 검색까지 가능하도록 했다. 여러 번 검색하는 수고를 줄일 것이다.

▲ 컴퓨터에 저장된 자료와 웹에서 동시에 검색하는 '검색'

스냅 또한 향상된 기능 중 하나. 지금까지는 열려있는 2개의 창을 각각 화면 오른쪽 왼쪽으로 드래그해 두 화면을 나란히 표시했는데 윈도10에선 4개의 화면을 나란히 놓을 수 있다. 서피스3처럼 태블릿PC나 30인치 이상 대화면 사용자들에게 도움이 될 테다.

▲ 한층 더 똑똑해진 스냅. 최대 4개의 화면(프로그램)을 분할 배치할 수 있다.

◇ 고해상도 음원 표준 지원=음악·동영상 재생 프로그램인 윈도 미디어 플레이어(Windows Media Player)가 고해상도 음원 대응에 나선 것도 주목할 만하다. 윈도8까지 고해상도 음원을 PC에서 감상하려면 전용 프로그램을 설치해야 했다. 그럴 필요 없이 재생할 수 있으니 고마울 따름이다. 윈도10은 PC는 물론 태블릿PC와 스마트폰에서도 움직이는 멀티 디바이스 대응 운영체제다. 따라서 iOS와 안드로이드 등 스마트폰·태블릿PC용 OS와 비슷한 기능이 다수 포함된다. 생체 인식 기능 'Windows Hello(윈도 헬로)'와 대화형 음성 안내 기능 코타나(Cortana)다.

▲ FLAC 파일을 바로 재생하는 윈도 미디어 플레이어

윈도 헬로는 PC나 태블릿PC에 탑재된 카메라로 사용자 얼굴을 알아채 윈도 로그인을 가능하게 하는 기능. 암호를 입력하지 않아도 카메라에 얼굴을 들이대는 것만으로 로그인이 되니 밖에서 사용할 때 편리하겠다. 적외선 카메라를 사용하기 때문에 어두운 곳에서도 사용 가능하다고 한다.

한편 코타나는 아이폰의 시리나 안드로이드 구글 나우처럼 음성으로 다양한 기능의 호출이 가능하다. 이를테면 전화번호부에 등록된 친구 이름을 "Call "라고 말하면 스카이프를 시작하거나 "What is my schedule today?"를 읊으면 캘린더 앱을 실행한다. 현재 한글 버전에서 사용이 불가한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 5년된 구형 PC에 윈도10 설치했더니=앞서 언급했듯이 윈도10 무료 업그레이드 대상은 윈도7과 8 사용자다. 그렇다면 5년 이상 오래된 구형 PC에서도 윈도10이 정상 작동할까? 윈도10 사용 가능한 최소 사양은 다음과 같다.

• 윈도7 SP1 또는 윈도8.1 업데이트 설치


• CPU : 1GHz 이상


• 메모리 : 1GB(32비트), 2GB(64비트)


• 여유 저장 공간 : 16GB(32비트), 20GB(64비트)


• 그래픽카드 : 다이렉트X 9 이상(WDDM 1.0 드라이버)


• 디스플레이 해상도 : 1024×600 이상

무난하다. 2009년 공개된 윈도7 시스템 요구 사항과 크게 다르지 않으니 윈도7이 설치된 PC라면 별다른 문제없이 윈도10 업그레이드가 가능하겠다. 그런데 PC 제조사가 2013년 여름 이후 출시 제품에 한해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는 안내가 거슬린다. 인텔 아톰 N330 듀얼 코어 CPU, 2GB 메인 메모리, 250GB HDD(5,400rpm) 그리고 내장 그래픽 코어로 작동하는 5살 먹은 구형 PC에 무턱대고 윈도10 인사이더 프리뷰를 설치해봤다. 결과는 기대 이상이다.

▲ 5년 된 미니PC에서 윈도10은 곧잘 움직인다. 드라이버는 알아서 잡는다.

무엇보다 설치 과정이 시원스럽게 진행되었다는 점이 만족스러웠다. 설치 완료 후 인터넷을 하고 간단한 게임을 즐겼는데 도 이상 없다. 하드웨어가 오래되다 보니 그래픽카드 드라이버나 해상도가 제대로 지원할지 못내 불안했는데 똑똑하게도 알아서 찾아 설치해줬다. 메인 칩셋, 그래픽카드, 무선 랜 등 일일이 드라이버를 설치했던 윈도7과 비교하니 “이보다 좋을 수 없다”.

물론 워낙 오래된 구형 PC라 그런지 시작 메뉴를 클릭할 때 윈도7보다 약간 무거운 느낌인데 눈에 띄게 굼떠 스트레스를 느낄 정도는 아니다. 장치 관리자를 봐도 문제는 없다. 솔직히 제대로 작동할지 불안했는데, 약간의 딜레이 현상을 제외하면 제법 잘 움직여주니 고맙기까지 하다. 구형PC, 윈도7 사용하는데 문제없다면 윈도10 업그레이드를 과감히 시도해보는 것은 어떨까.

이상우 기자  oowoo73@techhol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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