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터스 돔(Cactus Dome)은 미국이 마샬군도 산호섬에 건설한 거대한 돔이다. 왜 남태평양 산호섬에 거대한 돔이 있을까. 이곳은 히로시마 원폭 1.6개분을 매일같이 무려 12년 동안 폭발시킨 규모에 상당하는 미국 핵실험 중 나온 8만 5,000m3분 오염 물질을 땅속에 묻고 콘트리트로 봉인한 시설이다.

탄두에 들어가는 핵분열성 동위원소인 플루토늄 239의 반감기는 무려 2만 4,000년에 달한다. 하지만 이를 수명이 100년인 콘크리트로 막은 것이다. 세계보건기구 WHO에 따르면 제염계획이 확대될 때까지 임시 시설이라고 한다.

하지만 영상을 보면 주위에는 온통 소금기 웅덩이 투성이다. 콘크리트는 이미 군데군데 균열이 생겼다. 미국 에너지성이 지난 2013년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지하에서 방사성 폐기물이 새어나오고 있다고 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근에는 기상 이변으로 해일이나 태풍이 일어나고 있다. 만일 이런 게 돔을 덮치게 되면 콘크리트가 갈라져 태평양에 엄청난 폐기물이 방류되어 버릴 위험성도 있다. 지난 2010년 이곳을 찾은 콜롬비아대학 기후변화연구소 마이클 제라드 소장은 캐터스 돔을 두고 핵 실험과 기후 변화가 교차하는 비극의 장소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핵 실험으로 남긴 대량 플루토늄에 이어 온실가스로 인해 해수면이 상승하면서 서서히 바다로 가라앉고 있다는 것.

마샬군도 일대는 항로에서 거리가 있고 도민도 적다. 이런 이유로 미국은 핵 실험 장소로 이곳을 선정해 지난 1947년부터 1958년까지 67회에 달하는 실험을 진행한 바 있다. 이곳 거주민은 모두 1948년 200km 떨어진 곳으로 철수했다.

당시 미국 관계 부서는 바다에 핵 폐기물을 버리려 했지만 국제조약과 폐기물 처리법 위반 문제로 8년에 걸쳐 오염을 제거했다. 하지만 미 의회가 섬을 예전 상태로 복원하는 사업 예산에 승인하지 않으면서 40개 섬 중 3곳에만 2억 1,800만 달러 예산을 써서 제염 작업을 했다. 또 러니트 섬 북단에는 핵폭발로 뚫린 직경 106m 분화구가 생겼는데 미국은 콘크리트 패널 358개를 이용해 덮었다. 지난 2014년 한 조사에선 마샬군도의 플루토늄이 흘러 중국에서도 감지되고 있다고 한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lswcap@techhol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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