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풍력이나 태양광 발전을 비롯한 환경 친화적인 재생 에너지로 전환하려는 논의가 많다. 최근 미국 역시 오는 2050년까지 원자력과 화력 발전소를 모두 폐지하는 새로운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과연 탈원전 뿐 아니라 화석연료를 이용한 화력 발전소까지 모두 정지시키는 궁극적인 재생 가능 에너지 전환 계획이 가능할까. 하지만 놀랍게도 실제로 이 프로젝트로 전환을 끝내게 되면 발전 비용도 내려가 전기 요금 인하까지 제공할 수 있다고 한다.

최근 에너지 분야 학술지인 에너지와 환경과학(Energy & Environmental Science)에는 미국 내 50개주에서 2050년까지 재생 가능 에너지로 완전 전환하는 계획에 대한 세부 사항을 다룬 논문이 게재되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 논문을 발표한 건 스탠포드대학의 아트모스피어&에너지 프로그램(Atmosphere and Energy Program)을 주도하고 친환경 에너지 계획 로드맵을 수립하기도 한 마크 야콥슨 교수(Mark Z. Jacobson). 그는 이 논문에서 과학적 근거를 밝히는 동시에 정책면에서도 무리 없는 계획이라는 점을 설명하고 있다.

먼저 전체적인 재생 가능 에너지로의 전환 단계를 보면 2015년 현재 미국 내 전력 공급 체제는 90% 이상 원자력발전소나 화석 연료를 이용한 발전소에 의존하고 있다. 풍력이나 태양광 등이 차지하는 비중은 5% 미만이다.





하지만 앞으로 10년 동안 재생 가능 에너지에 의한 전력 공급 체제는 전체 중 50% 가까이 올라가고 2050년에는 100% 전력 공급을 신재생 에너지만으로 조달하는 체제를 실현한다는 것이다. 이 논문에서 발표한 프로젝트는 단순히 원자력 발전소나 석유, 석탄을 이용한 화력 발전소를 폐지할 뿐 아니라 천연가스와 바이오 연료 등을 일절 사용하지 않고 거의 풍력 발전과 태양광 발전만으로 전체 전력을 조달하는 비전을 담고 있다.

물론 지금보다 재생 가능 에너지의 발전 체제를 강화하는 것도 성공의 조건 가운데 하나지만 전반적으론 사용 전력량 감소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앞으로 전력을 필요로 하는 경제 활동이 줄어드는 건 아니지만 에너지 효율을 높여 2050년에는 2010년 당시 미국 전력 수요의 70% 이하까지 전력 수요를 떨어뜨리는 건 최우선 목표로 삼는다.

또 지역에 따라 재생 가능 에너지로의 전환 계획도 달라야 한다. 이번에 발표한 프로젝트는 미국 각 주마다 고유 이행 로드맵을 수립하고 과학적 이론으로 마이그레이션해 정치적 의도로 이행에 방해가 되지 않게 무리 없는 전환 단계를 표시하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경우 태양광과 풍력 발전 뿐 아니라 해상에서의 풍력과 파력 발전을 할 수 있다는 걸 장점으로 든다. 지열 발전도 전체 중 5%를 차지하는 중요한 전력 공급원 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앞으로 완전히 원자력과 화석 연료 발전소를 멈추고 재생 가능 에너지로 100% 전환 체제를 구축하면 생길 고용 기회에도 주목하고 있다. 대담한 전환으로 방향을 틀려면 초기 투자가 만만치 않지만 새로운 전력 공급 시스템 건설에 종사할 고용 기회가 39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새로운 전력 공급 시스템 운용을 위한 상시 직원도 200만 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장점으로는 청정에너지 전환에 따라 대기 오염이 감소, 건강 문제를 안고 있던 사람도 줄어들 것으로 볼 수 있다. 대기 오염으로 인한 사망자는 연간 4만 6,000건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무엇보다 원자력과 화석 연료 조달 비용이 없어져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전반적인 전력 소비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선 1인당 전기요금 부담이 낮아져 연간 평균 260달러까지 비용이 줄어들 것이라는 설명이다. 논문은 이렇게 100% 청정 에너지로 바꾸는 건 기술적 경제적 관점에서 모두 충분히 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이런 계획이 실행된다면 친환경 공급 체제가 빠르게 갖춰질지도 모른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원영 IT칼럼니스트  b612@glasspa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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