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4XY” 번호를 알고 있는 세대라면 현재 스마트폰을 통한 이동통신 시대를 보면 감회가 남다르게 다가올 것이다. 유선전화와 모뎀을 연결하고 인터넷에 연결하고, 작은 이미지 하나 보는 데도 인내심이 필요한 시대를 지나 기가비트 인터넷 시대가 열린 지금, 선이 필요없는 무선으로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쉽게 인터넷에 연결되고 서로 대용량 데이터를 주고받는 모습은 그 시절 상상하기조차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휴대폰으로 단순히 상대방과 통화를 하거나 문자를 보내는 시절을 지나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글자 수 제한이 있는 문자 대신 데이터 무제한 메신저 서비스를 이용하고,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해 이동하며 최신곡을 이어폰으로 들으며 인터넷 뉴스를 보거나 VOD 서비스로 어제 놓친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을 챙겨보는 것을 일상의 모습이 된 지 오래다.

이동통신 서비스는 휴대전화로 데이터를 받고 보낼 수 있는 3G 시대를 거쳐 데이터 속도를 획기적으로 올린 4G 서비스인 LTE, LTE-A가 보급된 지 채 5년이 되지 않았지만, 이미 이동 통신사들은 1GB의 데이터를 내려받는 시간이 3초인 5G 서비스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다.

이처럼 스마트 폰에 속도를 더한 초고속 이동통신은 평면에 국한되어 있던 2D에서 인간의 오감을 만족하게 하는 입체적 3D 서비스로 우리 일상생활에 새로운 혁신을 안겨줄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실감형 콘텐츠 시대를 여는 초고속 이동통신 시대=길거리를 비롯해 버스, 지하철을 점령한 스마트폰은 현대인의 일상생활 풍경을 바꾸어 놓았다. 서로 눈을 맞추고 이야기하고 공감하는 대신 소셜네트워크 서비스를 통해 자신의 감정과 느낌을 공유하고 공감하는데 익숙해지고 있다.

이제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 검색을 하거나 뉴스를 볼 뿐만 아니라 TV 같은 가전제품의 고유영역이었던 방송이나 영화마저도 스마트폰을 통해 즐기는 모습이 낯설지 않다.

현재 준비 중인 차세대 이동통신으로 불리는 5G 초고속 이동통신서비스 보급이 본격화되면 TV, 오디오를 비롯해 냉장고에서 세탁기 같은 집안의 물건들이 서로 유기적으로 네트워크화되어 상태를 확인하고 작동되는 사물인터넷과 같은 가상 현실 서비스 일반화를 앞두고 있다.





데이터 속도가 빨라진 만큼 HD 고화질보다 이론적으로 4배 이상 선명한 UHD 초고화질로 서비스할 수 있어져, 그동안 미래를 그린 SF 영화 속에서나 보던 홀로그램 영상 통화를 하고 3D 영화를 스마트폰으로 즐길 수 있는 날이 머지않아 보인다.

그동안 원격진료만 가능했다면 물리적으로 유선 네트워크가 연결될 수 없는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스마트폰을 통해 간편하게 환자의 상태를 파악하고 그 자리에서 원격수술이 가능해질 것이다.

모바일 오피스 환경도 바뀔 것이다. 그동안 이메일을 확인하고 답장하고 미팅 약속을 잡는 정도였다면, 장소와 시간을 가리지 않고 동화상 회의를 통해 의사결정까지 신속하게 되는 시대가 열릴 것이다. 이외에도 시공간을 초월할 수 있는 초고속 이동통신의 적용 분야는 무궁무진하다.

이처럼 차세대 초고속 이동통신의 발달은 우리 일상을 바꾸는 관련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현재까지 초고속 이동통신 기술과 스마트폰과 같은 하드웨어 및 실감형 콘텐츠 서비스를 구현하는 소프트웨어 개발에 선두 주자(First Mover)로서 한국이 주도적으로 나서고 있어 전 세계 기술 표준이 될 가능성이 높아 희망적이다.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정부의 정책적인 지원이 확대된다면 지금까지의 IT 강국으로서의 입지가 더욱 확고해질 전망이다.

◇또 다른 세상을 만날 때는 잠시 꺼두셔도 좋습니다=이동통신 발전 속도만큼이나 바쁘게 움직이는 현대인의 일상은 편리해지고 또 앞으로 더욱 좋아지는 상상만으로도 이 시대를 살아가는 한 사람으로서 흐뭇하다. 하지만 많아진 정보를 시간 장소를 가리지 않고 빠른고 쉽게 얻을 수 있는 만큼 일상에 반드시 필요한 정보를 자기 것으로 만들기에 앞서 인스턴스 식품처럼 소비만 하는 건 아닌지 반성하게 된다.

의외로 주변의 많은 이들은 스마트 폰을 손에 쥐고 있지 않았을 때 불안감을 느끼고, 때로는 이동통신 속도의 발전속도만큼이나 빠르게 변화되는 최신 유행의 변화에 피로감을 나타낸다.

스마트폰을 통해 빠르게 변하는 최신 트랜드를 뒤쫓고, 자극적인 문구와 쉬운 노래로 반복되는 이동통신 광고와 하루가 멀다지 하고 나오는 새로운 스마트 폰을 보고 있노라면 자칫 내가 시대에 뒤처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자기 최면에 빠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하철 맞은편 자리 평범한 사람의 시선이 고정된 손바닥 속 스크린을 쓰다듬고 누르며 때로는 엷은 미소 짓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또 다른 세상을 만날 때는 잠시 꺼두셔도 좋습니다.” 처럼 휴대폰 도입 초기 한 이동통신사의 광고 속 문구가 자꾸 머릿속을 맴돈다.

내일은 출근길 항상 향하던 스마트폰에서 시선을 돌려 내려놓고 버스 창가를 스쳐 지나가는 일상의 풍경을 즐기고, 점심시간 전화기를 잠시 꺼두고 근처 공원을 찾아 파란 하늘의 하얀 구름을 찾아보거나 눈을 감고 바람에 스치는 풀 소리에 귀 기울여 볼 것을 제안해 본다.

이원영 IT칼럼니스트  b612@glasspa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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