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당 수천에서 수만 프레임에 이르는 초고속으로 촬영할 수 있는 고속 카메라를 이용하면 물속에서 총을 쏠 때 총알의 궤적 같은 육안으론 볼 수 없는 광경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를 넘어 무려 초당 1,000억 프레임에 달하는 새로운 초고속 카메라가 개발됐다. 빛의 움직임까지 파악할 수 있는 이 카메라는 우주 과학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초고속 카메라를 개발한 곳은 미국 워싱턴대학 리홍 왕(Lihong Wang) 교수 연구팀이다. 연구팀은 CUP(Compressed Ultrafast Photography)라는 기술을 개발, 평면 이미지를 최대 초당 1,000억 회 촬영할 수 있게 됐다. 1,000억 분의 1초는 빛이 불과 3mm 밖에 진행할 수 없을 만큼 지극히 짧은 시간이다. 연구팀은 인류가 드디어 처음으로 빛의 펄스가 나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물체의 영상은 렌즈를 통과해 더 긴 튜브 렌즈를 통한다. 이 과정을 거쳐 반대쪽 DMD(Digital Mirror Device)에 도착하는 것. DMD는 프로젝터 등에서 쓰이는 동전 크기 소자 표면 0.007mm 사방에 미세한 거울이 빼곡하게 깔려 있다. 이들 거울은 각도를 자유롭게 바꿀 수 있게 되어 있다. 거울에 180도 반사된 빛은 빔 스플리터에 의해서 90도 각도로 반사된다. 이어 빛은 센서에 의해 전자신호로 변환되어 평면 이미지를 그려낼 수 있는 구조다.

기존 방식은 점, 1차원 정보 밖에 얻을 수 없던 반면 CUP 기술을 이용하면 면, 2차원 정보를 얻는 게 가능해져 획기적이라는 설명이다. CUP로 촬영한 영상을 보면 22억 분의 1초 사이에 일어난 내용이 기록되어 있다.

지금까지 이 분야 기술은 도쿄대학이 개발한 STAMP 기술을 이용한 연사 카메라가 1조분의 1초 수준 촬영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CUP는 특수 조명을 필요로 하지 않고 형광체나 스스로 빛을 발하는 동물 등 기존 장치로는 불가능했던 촬영을 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이 기술이 매우 짧은 시간에 소멸하는 형광 단백질 변화를 관찰하는 일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또 허블 우주 망원경 등에 설치해 과학 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최필식 기자  chois4u@techhol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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