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나단 아이브 애플 디자인총괄 수석 부사장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베니티페어(Vanity Fair)가 주최한 행사에 등장, 대담을 갖고 애플 전 CEO인 스티브잡스에게 배운 것, 다른 기업이 애플 디자인을 모방하는 것, 아이폰6의 디자인 뒷얘기 등을 밝혔다.

그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산업 디자이너 가운데 한 명이다. 반투명한 스타일로 눈길을 끈 초대 아이맥이나 동영상을 지원한 5세대 아이팟 등 애플 제품 다수의 디자인에 참여해왔다. 또 지난 10월 16일 열린 애플 행사에서 발표된 아이맥 5K 디스플레이와 연필 두께보다 얇은 아이패드에어2 디자인에도 참여했다.

아이브가 애플에 입사한 건 1992년. 그는 1967년 2월생으로 올해 47세다. 그는 인터뷰에서 고 스티브잡스에 대해 언급하며 “자신이 지금까지 만난 사람 중 스티브잡스는 가장 위대한 인물 중 한 명”이라고 말했다. 그는 스티브 잡스에게 집중이라는 게 가장 중요한 도구이며 “월요일은 집중하겠다”는 것처럼 긴 시간 집중하려고 할 게 아니라 단지 순간 혹은 몇 분 동안 엄청난 아이디어를 쏟아내기 위해 집중하는 것을 배웠다.

아이브는 또 아이폰6의 디자인에 대해서도 밝혔다. 지금까지 나온 아이폰과 다른 가장 큰 차이는 역시 대화면이다. 대화면은 다른 디자인 측면에도 영향을 줬다. 그는 아이폰6과 아이폰6 플러스가 둥근 라운드형 디자인을 하게 된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이폰5(s)의 경우 가장자리를 다이아몬드 커팅 처리해서 샤프한 느낌을 특징으로 삼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이폰6과 플러스는 가장자리를 둥근 디자인을 바꿨다.

애플은 아이폰6 출시 전 내부에서 대형 화면을 갖춘 아이폰 프로토타입을 만들었다. 화면이 큰 건 좋지만 다른 경쟁 제품처럼 너무 ‘못생긴 게’ 문제였다고. 이런 문제 탓에 질 나쁜 제품으로 보일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예전에는 아이폰의 대형화 프로젝트가 좌초되기도 했다고 언급했다. 그럼에도 대화면에 대한 수요가 많아지자 아이폰 디스플레이를 크게 해야 했고 이에 따라 크면서도 편안하게 쓸 수 있는 제품을 목표로 가장자리를 둥글게 디자인해 별로 크기를 느끼지 않게 한 것이다.

그는 또 애플워치가 시계가 아닌 팬던트가 될 수는 없냐는 질문에는 시계의 가장 좋은 위치는 팔이라면서 정보를 빠르게 보려면 시계 위치가 정말 좋다고 말했다. 애플워치를 위한 최선의 위치가 손목 부분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샤오미 같은 중국 업체가 애플 디자인을 모방하는 것에 대해선 샤오미가 중국의 애플이라고 불리며 이는 샤오미 제품 디자인이 애플과 매우 유사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샤오미 제품 중 특히 애플과 비슷한 것으로 알려진 미패드(Mi Pad)의 경우 아이패드 미니와 닮은꼴 태블릿이라고 말한다. 이런 ‘흉내’내기에 대해 그는 뭔가를 처음 개발할 때에는 그게 어떤 것이 될지 전혀 알 수 없고 개발에 7∼8년이 걸렸다고 해도 결국 이를 바로 복사해버린다면서 이는 절도이고 태만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능과 디자인에 대한 균형을 묻는 질문에 아름다운 디자인이라고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제품은 추악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최필식 기자  chois4u@techhol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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