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는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장난감 가운데 하나다. 그런데 영국 BBC가 오픈대학교 연구팀과 손잡고 레고 블록을 얼마나 높이 쌓을 수 있는지 검증하는 실험을 진행해 눈길을 끈다.

오픈대학교 이안 존스턴(Ian Johnston)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실험 전 인터넷을 통해 꼼꼼하게 레고 블록의 한계 높이를 찾아봤지만 명확한 대답을 찾을 수 없었다고 한다.

레고를 쌓아올리는 과정에서 생기는 문제는 아래쪽에 위치한 레고 블록의 내구성이다. 레고를 계속 쌓으면 아래쪽에 있는 블록에 부담을 주면서 결국 무너져 내리는 것이다. 레고의 내구도를 보면 누적되는 레고 무게를 통해 개수와 높이를 알 수 있다.

연구팀은 이에 따라 2×2 크기 레고 블록을 유압 압력 기계에 넣은 다음 어느 정도 압력까지 견딜 수 있는지 여부를 조사했다. 첫 번째 실험에선 무게 350kg과 같은 3,500N(뉴턴)이면 레고가 부서진다. 4,000N이 넘는 무게에선 레고 블록은 거의 녹는 수준에 가까워지는 현상을 보인다. 이는 플라스틱 재료 파괴 현상으로 플라스틱이 받는 압력 유무와 관계없이 모양을 유지할 수 없게 된다는 얘기다. 이후 몇 차례에 걸친 실험을 통해 재료 파괴 발생 직전의 압력 평균을 계산해보니 무게 432kg과 같은 4,240N을 나타냈다고 한다.

2×2 크기 레고 블록 1개의 무게는 1.152g으니 432kg이면 레고 블록 37만 5,000개 분량이다. 2×2 크기 레고 블록 1개를 길게 37만 5,000개를 쌓는다면 높이는 무려 3,500m에 달한다. 백두산의 높이 2,750m보다 750m나 높은 것이다.

이안 존스턴 박사는 레고 블록을 상당한 높이까지 쌓을 수 있다는 사실은 발견했지만 실제로 37만 5,000개나 되는 레고를 쌓는 건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BBC가 전 세계에 13명밖에 없는 레고 공인 프로 빌더에게 가능 여부를 물었지만 3∼4m가 한계일 것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구조적으로는 불가능하지만 흥미로운 실험임에는 분명하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원영 IT칼럼니스트  b612@glasspa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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