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모터스 창업자 겸 CEO 엘론 머스크(Elon Musk)가 지난 8월 12일(현지시간) 테스트모터스 블로그(www.teslamotors.com/blog)를통해 초음속 진공 열차인 하이퍼루프(Hyperloop) 개념을 공개했다.

페이팔 창업자이자 영화 아이언맨의 실제 모델로도 유명한 그는 이번에 하이퍼루프에 대한 간단한 개념만 소개한 게 아니라 디자인과 실제 코스에 대한 분석, 비용까지 꼼꼼하게 적은 57쪽짜리 PDF 파일을 함께 공개했다(PDF 파일 링크).

이에 따르면 하이퍼루프는 1,126km/h로 로스엔젤리스와 샌프란시스코 610km 구간을 단 30분 안에 주파할 수 있다. 물론 최고속도는 훨씬 빠르다. KTX 고속열차는 300km/h, F1 스포츠카가 350km/h, 보잉 787 항공기 954km/h, 최신 스텔스 전투기인 F-22 랩터가 2,200km/h인 데 비해 하이퍼루프는 6,500km/h에 달하는 속도를 자랑한다. 일반 항공기보다 7배나 빠른 것.

하이퍼루프는 이런 빠른 순발력을 위해 기존 열차와의 다른 구조를 취하고 있다. 공기를 뺀 튜브 안에 특수 차량을 넣고 ‘발사’하는 형태다. 내부에는 전자기 가속기로 객차가 공중에 뜬 공중부양 상태를 유지한다. 객차 앞쪽에는 전기 컴프레서를 달았다. 고압 공기를 뒤로 보내 튜브 안에서 발생하는 공기역학 제한을 피하는 역할을 한다. 튜브 속 객차는 길이 5m, 무게는 183kg이다.

하이퍼루프는 에너지원으로 태양광을 이용한다. 튜브 상단에 태양광 패널을 배치해 하이퍼루프가 필요로 하는 자력을 해결한다는 구상이다. 엘론 머스트는 샌프란시스코와 로스엔젤리스 구간에 하이퍼루프를 건설하는 비용으로 60억 달러가 들 것으로 내다보고 캘리포니아 초고속 열차가 68억 달러라는 점을 감안하면 훨씬 경제적이라고 밝혔다. 요금도 항공요금보다 적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물론 이런 초고속열차에 대한 컨셉트가 공개된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4월에는 ETT(Evacuated Tube Transport)라고 불리는 자기부상열차를 개발했다는 소식이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 4월 20일 영국 메트로 보도에 따르면 ETT는 최고 속도로 달리면 런던에서 뉴욕까지 45분만에 주파할 수 있다. 이 열차 역시 캡슐 형태를 취한 자기부상열차다. 최고 속도는 4,000∼6,500km/h로 하이퍼루프와 비슷하다. ETT는 데릴 오스터라는 엔지니어가 80년대 착안해 1997년 특허를 마쳤다. ETT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www.et3.com)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하이퍼루프나 ETT 같은 캡슐 형태 진공 열차가 미래 운송수단 가운데 하나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가장 큰 걸림돌 가운데 하는 공기저항. 하이퍼루프처럼 경량화를 하는 동시에 터널 내부 공기를 뺀 거의 진공 상태를 유지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런 차세대 열차의 등장은 지구촌을 진정한 1일 생활권으로 만들어줄 도구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실제로 하이퍼루프가 샌프란시스코와 로스엔젤리스 구간을 오가는 1,280km/h 속도라면 서울과 부산은 20분이면 주파한다. 최고속도라면 뉴욕에서 베이징까지 2시간이면 충분하다. 튜브형 열차가 미래 운송수단으로 각광받는 이유다.

이석원 기자  lswcap@techhol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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