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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향한 인류의 욕망은 이전부터 진행되어 왔다. 1891년 독일 오토 릴리엔탈(Otto Lilienthal)은 새 모양처럼 생긴 글라이더를 만들었다. 그는 1895년 350m까지 활공거리를 늘리는 등 2,000회에 달하는 활공시험을 진행했다. 하지만 1896년 8월 9일 글라이더 추락 사고로 사망했다. 오토 릴리엔탈은 라이트형제가 하늘을 날겠다는 꿈을 꾸게 만들어준 인물이기도 하다.
하지만 오늘 얘기하려는 인물은 오토 릴리엔탈이 아니다. 오토 릴리엔탈은 동력 없이 활공만 하는 그야말로 글라이더를 만들었다. 하지만 라이트형제와 같은 시기 동력 비행기를 개발 중인 인물이 있었다.
새뮤얼 랭글리(Samuel Pierpont Langley)가 그 주인공이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는 1896년 무인 동력 비행기를 처음 개발한 인물이다. 그가 개발한 에어로드롬 No.5(Aerodrome No.5. 사진)는 복엽 날개와 프로펠러를 갖추고 1,500m까지 비행하는 데 성공했다.
그는 당대 최고의 과학자로 불렸다. 천문학자이자 물리학자이기도 했다. 랭글리는 유인 동력 비행기에 도전했다. 과학자답게 그는 이론에 몰두했다. 1896년부터 무려 7년 동안 항공역학 이론을 바탕으로 엔진 무게와 출력을 계산하는 한편 엔진 개발에만 매달렸다. 실제 비행 테스트는 한 번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반면 자전거 수리공이었던 라이트 형제는 1,000번이 넘는 실험을 진행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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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과 수리공(미래의 창)>은 부제처럼 “과학을 뛰어넘은 엔지니어링”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엔지니어 출신인 저자가 말하는 메시지는 한 마디로 요약할 수 있다. 테오도르 폰 카만이 말했듯 “과학자는 있는 걸 공부하는 사람이고 엔지니어는 없던 걸 창조해내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그는 책에서 이제껏 몰랐던 엔지니어링의 면모를 강조한다. 그는 앞서 예로 들었던 라이트 형제는 물론 뉴턴이나 폰 카만 등 다양한 예를 들어 엔지니어링이 과학과 어떻게 다른지에 대해 설명한다. 책을 읽다 보면 과학자 입장에서는 마음 상할 대목도 많다. 책 절반에 걸쳐 엔지니어링이 과학을 이끈다는 것과 과학이 최종적인 답이 될 수 없다는 점을 설명하는 장면은 그야말로 “엔지니어의, 엔지니어에 의한, 엔지니어를 위한” 절절함이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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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이런 이공계의 위기가 지금 이공계, 엔지니어의 길을 선택하는 이들에게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20년이 지나고 나면 누구보다 올바른 선택을 했다는 걸 절감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엔지니어를 꿈꾸는 이들에게 인텔 창업자 앤디 그로브가 “편집광이 되지 않으면 성공하지 못한다”고 말했듯 열정을, 또 엔지니어의 일이 본질적으로 공동 작업인 만큼 이에 대한 이해도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이 책은 엔지니어를 꿈꾸는 이들에게 실용적 정보를 제공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저자가 서두에 밝혔듯 ‘공돌이’로 대변되는 엔지니어링에 대한 편견을 깨고 처음부터 끝까지 이공계인이 자부심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과녁을 향해 달려간다.책을 읽고 나서 오랜만에 중2 아이와 산책을 나갔다가 너무 상투적이지만 “커서 뭐가 되고 싶냐”고 물었다. “엔지니어요.” 아이가 책을 읽은 건 아니겠지만 아이의 꿈이 몇 년 뒤에도 그대로라면 이 책을 한 번 권해 봐도 좋을 듯하다. 자긍심을 갖고 이공계를 선택할 수 있지 않을까.
이석원 기자 lswcap@techhol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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