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부터 32억 년 전 기구가 겪은 거대 운석과의 교통사고는 지구에 어떤 영향을 끼쳤을까. 미국 스탠포드대학 연구팀이 32억 6,000만 년 전 지구에 충돌한 거대 운석으로 인한 영향을 분석해 재구성해 눈길을 끈다.

이에 따르면 운석과의 충돌로 지구는 바다 전역에선 수천 미터에 달하는 해일이 일어나고 30분 동안 지구 전체가 지진으로 흔들렸다고 한다. 당시 지구와 충돌한 거대 운석은 직경이 적어도 37km 이상 50km 전후에 이른다.

분석 결과 이 거대운석은 현재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위치한 바버튼 그린스톤벨트(Barberton Greenstone Belt)에서 수천 km 떨어진 해저 분지에 충돌, 해저 지형을 변형시키는 한편 지진파와 해일을 일으켰다.

이 과정에서 당연히 엄청난 양의 에너지를 방출했다. 바다 표면이 수천 미터까지 치솟아 해일이 발생해 지구 전체로 퍼진 것으로 보인다. 운석 충돌 탓에 초기 지구 구조판도 바뀌게 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한다.

이런 분석 결과는 바버튼 그린스톤벨트 지역 곳곳에 걸쳐 발생한 균열 조사에서 나온 것이다. 이 지역은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된 암성층 가운데 하나다. 여기에 생긴 균열은 운석이 6만 7,000km/h가 넘는 속도로 지구에 충돌하면서 형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물론 충돌로 인해 지구가 겪은 타박상은 다음 지각 변동으로 거의 사라져 버렸다. 하지만 연구팀은 균열 속에서 운석 충돌 당시 증발한 암석이 응결되어 생긴 구형 입자를 발견했다. 고농도 이리듐도 발견했다. 이 원소는 지구상에는 적지만 운석에는 다량이 포함되어 있다.

운석 충돌이 빈번하게 발생했을 당시에는 아직 거대 운석이 태양 주위를 돌고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번 연구에서 다룬 거대 운석과 비슷한 크기를 가진 운석이 수십 개 가량 지구에 충돌했을 가능성이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학술지 G3(Geochemistry, Geophysics, Geosystems)에 게재될 예정이다. 관련 기사 원문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최필식 기자  chois4u@techhol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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