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과 스마트폰 시장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구글이 지난해에는 로봇 관련 기업을 7개나 인수하는 등 로봇 분야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구글의 로봇 시장 진출 목적은 물론 민간용 로봇 개발 중심이다. 오랫동안 주로 군사용 관련 기술을 중심으로 개발을 진행해온 미국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과는 거리를 두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로봇 개발에는 막대한 비용이 소요된다. 지금까지 이런 예산을 확보할 수 있는 곳은 군 관련 기관에 의존하는 게 거의 유일한 방법이었다. 하지만 구글이 로봇 개발에 참여하면서 이런 상황도 달라지고 있다. 구글은 이족보행보롯을 개발하는 보스턴다이내믹스(Boston Dynamics)를 비롯해 수많은 로봇 관련 기업과 딥마인드(DeepMind) 같은 인공지능 스타트업 인수 등을 추진해왔다. 이런 점에서 구글은 이제 첨단 로봇 기업에게도 가장 큰 후원자가 되어가고 있다.

구글이 인수한 기업 중 일부는 DARPA와도 오래 전부터 관계를 맺어오고 있었다. 이런 점 때문에 구글과 DARPA 양쪽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입장인 곳도 있는 셈이다.

물론 구글과 DARPA가 목표로 추구하는 방향성은 전혀 다른 만큼 둘 사이에서 알력이 발생할 수 있다. 구글이 로봇 기술을 개발하는 목적은 소비자 시장에 투입, 더 많은 이익을 이끌어내는 것이다. 하지만 DARPA는 궁극적으로는 펜타곤에 팔기 위한 것이다. 이들은 전혀 다른 방향을 향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DARPA가 주최한 재해구조용 로봇 경기 대회인 DRC(DARPA Robotic Challenge)만 봐도 구글의 입김이 얼마나 커졌는지 알 수 있다. 200만 달러 상금이 걸린 이 대회에 구글은 공식적으론 참여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참가자가 제작한 로봇 대부분은 구글 관련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예선을 통과한 8팀 중 5팀은 구글이 인수한 보스턴다이내믹스가 개발한 기술인 아틀라스(Atlas)를 이용했다고 한다.

물론 올해 하반기에서 내년 상반기 사이 열릴 예정인 결승에는 미 항공우주국 나사(NASA)가 개발한 로봇인 발키리(Valkyrie) 등 구글과 DARPA의 영향력에서 벗어난 팀도 참가할 예정이다. 하지만 로봇 시장에서 구글과 DARPA라는 양대 세력이 로봇 개발을 둘러싼 구도를 형성하게 된 건 분명하다. 관련 내용 원문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최필식 기자  chois4u@techhol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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