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셀라두스(Enceladus)는 토성에 위치한 위성 가운데 하나다. 지름이 500km인 이 위성은 표면이 얼음으로 뒤덮여 있다. 이런 구조 탓에 태양빛을 대부분 반사해 달보다 10배 이상 밝다고 한다.

물론 이런 구조 때문에 엔셀라두스에는 물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그런데 새로운 지표 중력 분포 조사 결과에 따르면 실제로 지하에 물이 대량으로 존재하는 게 거의 확실한 것으로 보인다. 만일 사실이라면 태양계에 외계 생명체 존재할 가능성으로 이어질 발견이 될 것이다.

엔셀라두스는 지난 2005년 토성 탐사선이 카시니 조사를 통해 표면에 미량이지만 대기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알려진 상태다. 하지만 중력이 약해 대기는 바로 우주로 날아가 버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기, 그러니까 수증기가 미량이라도 잇다는 건 항상 이를 공급하기 위한 구조가 있다는 걸 의미한다.

2006년 카시니는 얼음으로 덮여 있는 엔셀라두스 표면에 무수한 균열이 존재하는 걸 발견했다. 타이거 스트라이프스(Tiger Stripes)로 명명한 이 균열은 지속적으로 만들어져 내부에서 얼음이 공급되는 것으로 추정됐다.

결국 이 균열에서 얼음 입자와 수증기가 분출된다는 걸 확인해 엔셀라두스 내부에선 액체 상태 물이 존재하는 게 확실시되게 된 것이다.

물론 토성 탐사선 카시니는 물 존재 관측을 위한 장비를 탑재하지 않았다. 하지만 엔셀라두스의 중력 지도를 작성하기 위해 3차례 조사를 실시하면서 남극 부분 중력이 예상보다 약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를 통해 천체가 가진 중력은 질량에 의해 변화한다는 걸 확인한 것. 카시니의 연구 결과는 위성 표면 얼음 아래에는 얼음보다 밀도가 높은 물질, 아마도 물이 존재할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결론을 낸 것이다.

물은 얼음보다 밀도가 8% 높다. 만일 얼음층 지하 32∼40km 사이에 물로 이뤄진 층이 존재한다고 가정한다면 실제 카시니가 관측한 현상과 일치한다고 한다.

이를 토대로 예상되는 물로 이뤄진 층 두께는 9km다. 남극을 중심으로 적도 부근까지 퍼져 있어 크기가 미국 5대호 가운데 하나인 슈피리어호에 필적할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애리조나주만한 이 위성에서 물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이번 발견은 태양계 내에서 외계 생명체 가능성을 생각해볼 수 있게 해주는 사건이다. 현재 태양계에서 어떤 식으로든 생활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는 곳은 화성과 엔셀라두스, 목성의 위성인 유로파, 역시 토성의 위성인 타이탄 4개다.

생명이 존재하기 위한 필수 요소는 액체 상태 물과 에너지, 탄소, 질소라고 말한다. 이 중 화성에는 질소가 부족하고 표면이 건조하고 저온 상태다. 유로파에는 얼음 지하에 물이 존재할 것으로 추정되지만 규모는 작을 것으로 보인다. 타이탄에는 바다가 존재하고 있어 가능성은 충분하지만 바다가 메탄으로 이뤄져 있다는 게 함정이다. 생명이 존재한다고 해도 지구 생명체와는 전혀 다른 형태가 될 것이다.

엔셀라두스에 생명이 존재하는지 혹은 생명이 존재했었던 흔적이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려면 샘플을 가져와야 한다. 새로운 탐사선이 위성 근처까지 가서 미량 물질을 채취해 지구로 가져오는 것이다. 엔셀라두스는 과연 인류가 외계 생명체를 찾을 수 있는 단서가 될까. 관련 내용 원문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최필식 기자  chois4u@techhol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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