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24일부터 27일까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2014 기간 중 삼성전자가 선보인 갤럭시S5와 삼성 기어2에는 재미있는 기술을 탑재할 예정이다.

스프리츠(Spritz)가 바로 그 주인공. 이 기술은 인터넷이나 텍스트 문장을 읽을 때 문자를 차례대로 표시해주고 마치 이야기를 하는 템포로 문장을 읽을 수 있게 해주는 기술이다. 한 단어씩 보여줘서 읽기를 빠르게 할 뿐 아니라 편안하고 정확하게 문장을 읽을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스프리츠를 이용해 분당 250개 단어에 이르는 속도로 문장을 표시한 이미지를 보면 읽는 사람의 시선은 전혀 움직이지 않고 문장에 따라 단어를 연속해서 표시해주는 걸 볼 수 있다. 스크롤이나 확대 같은 번거로운 일을 할 필요가 없는 것.

인터넷을 서핑할 때에도 페이지마다 아이콘을 설치하고 누르면 페이지 글을 스프리츠 화면에 표시하게 할 수 있다. 단어 표시 속도는 조절할 수도 있다. 분당 500개를 표시한다면 처음에는 거의 따라잡기 어려운 상태지만 몇 번 보다 보면 눈에 익숙해진다고.

스프리츠는 이른바 텍스트 스트리밍(Text Streaming)이라고 부르는 방식으로 단어를 표시해 문장을 읽는 속도를 끌어올리고 커뮤니케이션 품질을 높이는 걸 목표로 개발한 서비스다. 미국 보스턴에 위치한 스타트업이 3년에 걸쳐 개발한 것으로 문장 독해 방법론 전문가와 소프트웨어 개발 엔지니어가 참여했다고 한다.

종이와 디스플레이에 표시되어 있는 텍스트를 읽을 때에는 사람의 눈은 문자열을 쫓으면서 단어를 인식하고 의미를 짐작한다. 이런 방법으로는 문장을 읽는 시간 중 80%는 물리적으로 안구를 움직이는 일에 쓰게 된다고 한다. 결국 실제 문장을 독해하는 시간은 20%에 불과하다는 것. 따라서 시선을 움직여서 단어를 보는데 걸리는 시간이 문장 전체를 이해하는 속도를 느리게 하고 있다는 얘기다.

스프리츠는 이런 점에 착안해 단어를 차례대로 표시, 사람이 눈을 움직이는 불필요한 과정을 없애고 효율적인 이해를 가능하게 해준다. 다만 관건은 한 번에 표시하는 문자수는 13자에 한정하고 있다. 사람의 눈이 한 번에 인식할 수 있는 건 13자 가량이라는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 그 이상이 되면 시선이 움직일 수밖에 없다고.

또 단어를 표시할 때 글자 색상을 바꾸는 것도 문장을 이해하는 과정을 가속화하는 포인트 가운데 하나다. 단어를 보면 우리가 모르는 사이 뇌는 이해를 시작하는 과정에 들어간다. 여기에서 중요한 건 해당 단어에서 시선을 맞추는 위치 ORP(Optimal Recognition Position), 최적 인식 위치다. 이런 시선을 맞추는 위치에 해당하는 글자는 단어마다 차이가 있다. 스프리츠는 이 시선을 맞춰야 할 문자 색상을 바꿔 시선을 유도, 더 빠른 인식을 위한 방법으로 이용하고 있다.

ORP는 단어가 길어질수록 가운데에서 점점 왼쪽으로 이동하는 경향이 있다. 스프리츠는 이 시선 고정 위치를 화면 한 지점에 고정해서 표시, 부담 없이 문자를 인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시선 이동을 최대한 적게 하려는 목적에서다.

스프리츠는 앞으로 응용 프로그램을 통한 서비스 제공은 물론 웹사이트 부가 서비스, 운영체제나 소프트웨어와의 통합을 추진할 예정이다. 현재 지원하는 언어는 영어와 독일어, 불어, 스페인어, 러시아어이며 한국어도 개발 중이라고 한다. 스프리츠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최필식 기자  chois4u@techhol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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