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라스홀(Glasshole)이라는 말은 구글글라스에 애스홀(asshole)이란 비속어를 조합해 만든 신조어다. 구글글라스 같은 제품에 대한 높은 관심만큼이나 사생활 침해 등 비판적 정서나 반감을 반영한 말이기도 하다. 이렇게 증강현실 디스플레이를 얼굴을 끼우고 실리콘밸리 같은 곳을 돌아다니면 어디선가 글라스홀이라는 소리를 들을 수도 있다.

하지만 실제 전투가 벌어지는 전장에서도 이런 ‘글라스 파워’가 퍼질 태세다. 영국 다국적 군수산업체인 BAE시스템스(BAE Systems)가 개발한 Q-워리어(Q-Warrior)는 군인이 실시간으로 상황을 파악할 수 있도록 개발한 풀컬러 3D HMD(Head Mounted Display)다. 쉽게 말하자면 군사용 구글글라스인 셈이다.

Q-워리어는 헬멧 장착식 디스플레이 기술을 적용한 이 회사의 Q-사이트(Q-Sight) 시리즈 가운데 최신 모델이다. 고해상도 투명 디스플레이를 이용해 데이터와 동영상을 스트리밍으로 보여주면서 군인의 시야에 겹쳐서 표시해준다. 야시경이나 위도와 경도, 고도 같은 지점 정보는 물론 경로 정보를 알려주는 건 기본.

Q-워리어는 그 뿐 아니라 적군과 아군 병사를 분별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는 한편 인력이나 장비 상태를 추적하거나 소부대 전투를 조정하는 기능까지 갖추고 있다.

Q-워리어는 초기에는 특수부대나 지휘관을 중심으로 배치될 전망이다. 하지만 BAE시스템스 측은 결국 이런 제품이나 기술이 군인 모두에게 적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군은 Q-워리어를 현재 수트 타입으로 개발 중인 ‘아이언맨 전투복’인 탈로스(TALOS)와 연동할 것으로 보인다. 탈로스는 미군이 앞으로 3년 안에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 중인 21세기형 갑옷. 유압식 장비를 이용해 팔이나 다리 근력을 높여줘 인간의 한계를 넘게 해준다.탈로스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美육군 아이언맨 프로젝트 탈로스’에서 볼 수 있다.

Q-워리어 같은 장비가 전장에 투입된다면 네트워크와 개별 군인이 모두 연결된 ‘네트워크 전장’이 될 전망이다. 맥아더 장군은 “승리에 대한 의지 없이 전쟁이 참가하는 건 무모한 짓”이라는 말을 남겼다. 하지만 미래 전장에선 “헬멧 없이 참가하는 건 무모한 짓”이 될지도 모른다. 관련 내용 원문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원영 IT칼럼니스트  b612@glasspa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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