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못지않게 IT 분야에서 뜨거운 이슈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 태블릿PC다. 애플 아이패드가 태블릿PC 시장을 새로 만들어내다시피 하며 독주하고 있다. 여기에 구글 안드로이드와 마이크로소프트 윈도8을 앞세워 도전장을 던진 에이수스. 에이수스는 최근 사람들의 시선을 끄는 특이한 제품으로 이슈를 만들어냈다.

에이수스 트랜스포머 북 트리오(모델명, TX201LA)도 그 중 하나다. 이 제품은 안드로이드와 윈도8 2가지 운영체제를 하나의 제품에 담은 태블릿PC이자 모바일 노트북이다. 콘텐츠 소비에 적합한 안드로이드, 콘텐츠 제작에서 아이패드를 앞서는 윈도8을 하나의 기기에 합쳤다니 신통방통하다.

▲에이수스 트랜스포머 북 트리오. 안드로이드 태블릿PC 겸용 11.6인치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모바일 노트북이다.

태블릿PC 제조사라면 한번쯤 해봤을 고민을 실행에 옮긴 에이수스 트랜스포머 북 트리오(Transformer Book Trio). 전 세계 태블릿PC 시장에서 높은 인기를 끌며 판매되고 있는 넥서스7을 만든 곳이 에이수스이니 이런 도전이 어린애 투정은 아닐 테다. 자신감과 여유가 있으니 가능한 도전이라는 거다. 사진으로 트랜스포머 북 트리오를 만나보자. 외모에서 특별함은 없다. 주변에서 접하는 모바일 노트북 생김새에 금속 느낌의 재질을 덧대었다.

◇ 태블릿+PC 그리고 데스크톱PC=아우스 트랜스포머 북 트리오는 디스플레이 부분을 떼어내면 구글 넥서스7처럼 안드로이드 태블릿PC로 변신한다. 사실 여기까지는 그냥 그렇다. 아이패드 에어에 블루투스 키보드를 더한 것과 다를 게 없으니 말이다. 서프라이즈는 지금부터다. 윈도8 운영체제 및 CPU와 하드디스크 등 PC 작동에 필요한 모든 것이 키보드 독에 내장되어 있다는 점이다.

안드로이드 태블릿PC에 키보드를 더한 것이 아닌 안드로이드 태블릿PC가 윈도8 컴퓨터와 한 몸이 된 것이다. 게다가 키보드 독에 디스플레이를 장착하고 안드로이드/윈도8 전환키를 누르면 안드로이드와 윈도8 사이를 자유자재로 오갈 수 있다. 트랜스포머 북 트리오의 재주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키보드 독을 (모니터 등) 외부 디스플레이와 연결하면 데스크톱PC처럼 쓸 수 있다. 이름에 어울리는 재주다.

◇ 성능은 제법, 휴대하기 부담스러운 무게=에이수스 트랜스포머 북 트리오는 컴퓨터로 충분한 성능을 갖췄다. 컴퓨터 성능을 결정짓는 CPU는 인텔 4세대 하스웰 코어 i5-4200U 프로세서를 탑재했고 메모리와 하드디스크는 각각 4GB, 500GB를 제공하니 모자람이 없다. 안드로이드 태블릿PC 또한 인텔 프로세서로 움직이는데 아톰 Z2560 프로세서를 사용했고 2GB 램, 16GB 저장 공간이 지원된다.

컴퓨터나 안드로이드 태블릿PC 모두 성능은 만족스럽다. 문제는 본체의 제법 묵직한 무게다. 제각각 독립적으로 작동하기에 배터리 또한 따로 내장하니 무거워지는 것은 당연하다. 안드로이드 태블릿PC 그러니까 디스플레이가 약 700g, 키보드 독이 1Kg로 둘을 합치면 약 1.7Kg 정도다. 모바일 노트북으로 활용하기엔 무거운 측에 속한다. 개인적으로도 무게가 이 제품의 가장 큰 단점이 아닌가 싶다.

11인치 대 모바일 노트북으로는 크고 무거워 휴대하기 쉽지 않다는 게 그 이유다. 키보드 독은 두고 태블릿PC만 휴대하는 방법이 있을 테지만 제품 콘셉트가 희석된다는 게 문제다. 안드로이드 태블릿PC와 울트라북을 따로 따로 구입하는 것과 별반 다를 게 없다. 또한 각각의 배터리 사용 시간이 5시간 정도에 머무는 점도 불만이다. 태블릿PC를 장시간 쓰고 싶다면 키보드 독과 도킹하자. 무려 13시간을 전원 케이블 도움 없이 쭉 쓸 수 있다.

◇ 풀HD 해상도 지원하는 훌륭한 디스플레이=디스플레이는 11.6인치에 풀HD 해상도를 지원한다. 최근 출시되는 모바일 노트북 대부분이 풀HD 해상도가 기본이니 딱히 내세울 장점이 아님에도 액정과 유리 사이의 틈새가 없고 IPS 타입이라 화질과 시야각은 훌륭하다. 디스플레이 품질에 신경을 쓴 것은 안드로이드 태블릿PC로 사용할 때를 고려한 것일 테다. 외부에서 사용할 일은 많은 태블릿PC 특성상 고화질과 시야각은 제품 값어치를 결정하는 주요 잣대다.

▲풀HD 해상도를 지원하는 11.6인치 디스플레이. IPS 패널 채택으로 시야각은 제법 넓다.

확장성은 보통이다. USB 3.0 단자가 좌우로 하나씩 2개이고 미니 디스플레이 포트와 마이크로HDMI 단자를 제공한다. 안드로이드 태블릿PC 역할을 하는 디스플레이에는 마이크로USB와 마이크로SD 카드 슬롯이 제공된다. 16GB의 모자란 저장 공간을 늘려줄 것이다.

▲제품 오른쪽으로 USB 30. 단자 1개와 미니 디스플레이 포트, 마이크로HDMI 단자가 제공된다. 왼쪽은 나머지 USB 3.0 단자와 오디오 잭이 배치되어 있다.

에이수스 트랜스포머 북 트리오에서 또 다른 재미는 파일 처리 방식이다. 윈도8 기반 컴퓨터로 이용하는 경우 안드로이드 태블릿PC 파일은 SD 카드를 포함해 'TX201LA-Tablet'이라는 폴더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동이나 복사 등 윈도 파일 탐색기처럼 쓰면 된다. 안드로이드 태블릿PC로 사용할 때는 네트워크를 통해 상호 작용한다. 쌍방이 동일한 네트워크에 연결 되어 있으면 폴더 공유가 가능하다.

에이수스 트랜스포머 북 트리오의 국내 판매 일정과 가격은 현재 미정이다. 넥서스7 2세대가 30만 원대, 모바일 노트북 가운데 비슷한 하드웨어 사양의 13.3인치가 120만 원대에 판매되고 있다. 화면 크기에서 다름이 있지만 이 둘을 합치면 150만원 수준이다. 이 가격으로 출시된다면 안드로이드와 윈도8 2가지 OS를 동시에 쓸 수 있는 독특한 콘셉트와 탄탄한 하드웨어 사양을 생각하면 적당하다.

물론 막상 이 제품을 구입하려면 고민은 깊어질 지도 모른다. 모바일 노트북은 항상 휴대하며 사용하는 카테고리이니 굳이 안드로이드 태블릿PC가 필요할까 싶다. 현재로선 안드로이드 태블릿PC가 화면 큰 스마트폰 이상의 충분한 가치를 제공하지 못한다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다. 아이패드+윈도8 노트북이라면 진지하게 고민하겠지만 말이다. 무게 또한 1.3Kg 정도면 어땠을까 싶다. 11.1인치 모바일 노트북과 7인치 태블릿PC를 조합하면 1.3Kg 정도면 충분하다.

이상우 기자  oowoo73@techhol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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